[단독] 청년일자리 예산 빼고 지역민원 챙긴 국회

[단독] 청년일자리 예산 빼고 지역민원 챙긴 국회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15-07-22 00:08
수정 2015-07-22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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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추경안 세부 내역 분석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청년 일자리 등 지원이 절실한 예산은 뭉텅이로 빼버린 대신 지역구 민원과 관련된 푼돈 예산은 곳곳에 끼워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가 추경안을 제때 처리하더라도 예산이 자칫 엉뚱한 곳에 쓰여 추경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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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재경(가운데·새누리당) 위원장이 21일 국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다. 추경안 규모와 법인세 인상 등을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소위는 각 상임위원회가 의결한 부처별 예산에 대한 증·감액 항목과 규모를 논의했다. 오른쪽은 예결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재경(가운데·새누리당) 위원장이 21일 국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다. 추경안 규모와 법인세 인상 등을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소위는 각 상임위원회가 의결한 부처별 예산에 대한 증·감액 항목과 규모를 논의했다. 오른쪽은 예결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21일 서울신문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겨진 추경안의 세부 내역을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 지원 예산이 당초 정부안에는 1809억원이 책정됐으나 해당 상임위인 환경노동위를 거치면서 36억원이 삭감돼 1773억원만 반영됐다. 청년들을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인 ‘청년취업아카데미’ 예산은 16억원, 실업자들의 취업 촉진을 위한 ‘취업성공패키지’ 예산은 15억원이 깎였다.

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회사가 청년을 신규 채용하면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세대 간 상생고용’ 예산은 61억원, 육아기 여성이나 퇴직 후 중장년층을 위한 ‘시간선택제일자리’ 예산은 41억원이 삭감됐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수습과 가뭄 극복 등 추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게 삭감 이유였다. 여야는 그러나 지역구 민원성 예산은 추경안에 욱여넣었다.

당초 정부안에 91억원이 반영됐던 문화관광축제 지원 예산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강원 원주 드라마페스티벌 등 9개 사업에 20억원을 추가로 증액해 총 111억원을 책정했다. 메르스 여파로 지역 축제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축제 예산이 메르스 대책 예산으로 둔갑한 셈이다.

특히 하천정비사업 예산으로 전북 군산 경포천 등 10개 사업 105억원이 여야 심의를 거치면서 추가됐다. 야당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여당의 선심성 예산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내세웠지만 정작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지역 SOC 예산을 밀어넣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인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쪽지 예산’도 어김없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국회의원들의 민원성 예산 확보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심사 과정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회의장은 정부의 추경안과 확정안 사이에 예결위원 중 누가 개입했는지를 공개하는 백서를 발행하고 국민들이 다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5-07-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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