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앞줄 오른쪽)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앞줄 오른쪽)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더민주 의원총회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세계에 미칠 영향을 가리키는 이른바 ‘트럼프 쇼크’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최순실(60·구속·최서원으로 개명)씨의 ‘국정농단’으로 신뢰를 잃은 박근혜 대통령이 빨리 국정에서 손을 떼고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이 트럼프 쇼크 현상을 최대한 부각하며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와 여당에 불리해진 형국을 전환할 것으로 보고 이슈 선점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1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미 대선 결과에 과도한 불안을 안 느꼈으면 좋겠다”면서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는 민심이 워낙 강해 트럼프 당선이 최순실 정국을 덮지 못할 것이다. 개헌도 최순실을 못 덮고 대통령 사과도 하야 여론을 바꾸지 못했다. 뿌리 깊은 분노다. 트럼프는 트럼프, 최순실은 최순실”이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의 발언은 미 대선 결과에 다른 과도한 불안감이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의 심각성을 덮어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차단하고 국민 불안감 해소에 주력하겠다는 뜻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오히려 불투명한 대외환경을 맞아 국정 공백을 해소하고 리더십을 확고하기 하기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이 빨리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논리를 부각시켰다. 그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국 국민은 변화를 선택했다”면서 “빈부 격차와 기득권 세력에 의한 닫힌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외친 것”이라고 트럼프의 승인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빈부 격차 심화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민의 절망이 변화를 원하는 민심으로 폭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민주의 추미애 대표는 “‘트럼프 변수’를 박 대통령이 국정의 중심으로 복귀하는 명분으로 삼는다면 국민은 더 분노할 것”이라면서 “이미 한국의 대통령은 뉴욕타임스 만평에서 굉장히 조롱거리가 됐다. 대통령은 나라의 얼굴인데, 망가진 얼굴로 외교무대에 나설 수 없기 때문에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도 갈 수 없다고 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미 대선에 대한 우려를 말하면서 국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통령이 2선 후퇴를 선언하고 국회 추천 총리가 실질적인 국정을 운영하도록 명확한 권한을 주는 게 수습책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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