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비판 수위는 거셌지만 안 먹혔다

日 비판 수위는 거셌지만 안 먹혔다

입력 2013-10-29 00:00
수정 2013-10-2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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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올 정례브리핑 80건 53.8%가 日 관련 최다

올해 우리 정부의 ‘입’인 외교부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한 국가는 ‘일본’이었다.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치고 빠지기 식’의 도발에 대해 그때그때의 일회성 반응에 그쳐 일본에 끌려다니는 수세적 외교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일본 관련 발언 대부분은 “예의 주시한다”는 외교적 수사에 머물렀다.

서울신문이 28일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의 올해 정례 브리핑과 공식 성명 및 논평을 분석한 결과 대일 발언 빈도수가 가장 높았다. 외교부 대변인은 매주 두 차례(화·목) 언론 질문에 답변하는 정례 브리핑을 한다. 올 1월 3일 첫 브리핑부터 이달 24일까지의 80회 브리핑 중 일본이 주요하게 언급된 건 43회로 전체의 53.8%를 차지했다.

이는 한반도 안보의 핵심인 북한 관련 발언보다 많은 것이다. 북한의 경우 3차 핵실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6자회담 등 비핵화 대화 현안 등과 관련돼 총 34회(42.5%) 언급됐다. 외교부의 현안 점유율에서 일본이 북한보다 앞선 셈이다. 대변인 명의의 공식 성명 및 논평도 전체 29건 중 13건(44.8%)이 대일 메시지였다.

대일 발언은 1월 8일 일본 관방장관의 ‘무라야마 담화’ 재검토 시사에 대해 “신뢰가 견지돼야 한다”며 비판한 것을 기점으로 수위가 점점 거세졌다. 특히 2월 아베 총리의 영토·주권대책기획조정실 설치 도발 이후 아베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 등 각료들의 릴레이 망언,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 주장, 일본군 위안부 및 징용피해 문제 등이 불거질 때마다 한·일 간 ‘도발→경고→재도발→비판’ 패턴이 되풀이됐다. 그럼에도 경고 이상의 우리 측 후속조치가 없어 아베 정권의 노골적인 우경화 행보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평가다.

대미 관계는 ‘저자세 외교’ 행태가 짙었다. 7월 초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주미대사관 도·감청 의혹에 대해 외교부는 부대변인을 통해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고 브리핑하는 데 그쳤다. 이는 유럽, 일본 등 여타 동맹국들이 강력히 해명을 요구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도청 의혹은 미측의 유감 표명 없이 “동맹국의 우려를 이해해 정보활동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우리 측이 수용하는 것으로 유야무야됐다.

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의해 제기된 NSA의 35개국 정상급 인사 통화 도청 의혹에 대한 대처도 유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외교부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이 아닌 배경 설명을 통해 미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일 양국이 지난 3일 집단적자위권 추진 합의를 발표할 때도 외교부 대변인의 성명이나 논평은 나오지 않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3-10-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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