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구타사망 파문] 軍 ‘휴대전화 허용’ 딜레마

[윤일병 구타사망 파문] 軍 ‘휴대전화 허용’ 딜레마

입력 2014-08-06 00:00
수정 2014-08-06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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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행위 감소 기대…군사정보 유출 우려

권오성 육군 참모총장이 지난 4일 윤모 일병 사망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병사들의 휴대전화 소지 허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병영이 들썩이고 있다. 병사들의 인권 보장을 위해 휴대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보안 유출 등의 문제로 군 내부의 부정적 기류도 만만치 않아 군 당국의 고민이 크다.

병사들의 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가족과 상시로 연락을 주고받음으로써 폐쇄된 병영 내 가혹 행위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제기됐다.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4일 “학교에서 휴대전화 허용으로 학교폭력이 줄었듯이 외부와 통신이 되면 누구도 때리지 못한다”고 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5일 휴대전화 지급이 군 기강을 저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구타가 있는 부대는 전투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고, 군 기강이 곧 전투력”이라면서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 방법, 보안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군은 군사보안규정을 통해 운전병 등 업무 수행을 위한 목적 이외에는 간부가 아닌 병사의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은 전시를 제외하고는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주한 미군에 배속된 카투사 병사들도 암암리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반 병사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반면 휴대전화를 몰래 반입한 병사를 적발한 경험이 있다는 한 영관급 장교는 “지인들과 카카오톡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군 진지가 어디 있는지 외부에 알릴 수 있는 점 등 군사 정보 유출이 걱정”이라고 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휴대전화 반입을 무작정 허용할 경우 우리 안보 상황이 실시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북한에 중계될 소지가 있다”면서 “반입을 허용하더라도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으로 한정하되 일과 시간 중에는 부대에 맡기고 일과 후에만 사용하도록 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4-08-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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