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외교국장, 강경화·모테기 회담 조율…갈등 접점 난항 관측 속 긍정 변화 기류도
일본 외무상과 한국 담당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지난주 교체된 후 처음으로 한일 외교 당국 국장급 협의가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한일 갈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일본 외교라인이 개편된 이후에도 한일 외교 당국 간 채널은 유지되는 모습이다.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20일 일본 도쿄에서 다키자키 신임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국장급 협의를 개최한다고 외교부가 19일 밝혔다. 한일 국장급 협의는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김 국장과 가나스키 겐지 전임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협의한 이후 22일 만이다. 지난 7월 일본이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취한 이후 한일 외교 당국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국장급 협의를 하기로 했다.
두 국장은 다음주 미국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신임 일본 외무상의 첫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최종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장급 협의나 장관 회담에서도 양국이 갈등과 관련, 당장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일본 정부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직접 논의할 양국 수출당국 간 협의 외에 다른 분야 협의는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일 갈등을 더이상 악화시키지 않고 관리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긍정적이다, 진전되고 있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양측이 각자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건 아니다. 서로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며 여지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 실무진의 면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이를 면담이 아닌 설명회로 정정해야 수출당국 간 협의에 나갈 수 있다는 ‘억지 조건’은 더이상 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 개최를 위한 장애물 하나는 제거됐다는 평가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18일(현지시간) 한일 갈등에 ‘적극 관여’를 시사하면서 한일 양국이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긍정적 여건을 마련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한일 갈등과 관련, “우리는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면서 “눈에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그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09-20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