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후보 수행차량 전복사고
2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유세 수행 도중 불의의 사고로 숨진 이춘상(47) 보좌관은 이재만(46) 보좌관, 정호성(43)·안봉근(46) 비서관 등과 함께 박 후보의 ‘보좌진 4인방’으로 통한다. 박 후보가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로 첫 금배지를 달았을 때부터 계속 함께 일했다. 보좌진 교체가 잦은 국회에서는 드문 일이다.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측근인 이춘상 보좌관이 탄 승합차가 도로 우측 과속단속카메라 지주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난 2일 낮 강원 홍천군 두촌면 자은리 44번 국도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홍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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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좌관은 박 후보의 온라인 홍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팬클럽 관리 등을 담당했다. 박 후보가 국회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미니홈피를 만든 것도 이 보좌관의 작품이다. 지난 4·11 총선 때 보수 논객을 SNS상에서 결집시키는 데도 이 보좌관의 공이 컸다. 이번 대선에서도 SNS와 TV토론 등 미디어 관련 선거운동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 보좌관은 또 박 후보가 송사와 재산 신고, 세금 처리 등의 개인적인 일은 물론 박정희·육영수 기념사업회 업무를 맡길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보좌진 4인방에 대한 박 후보의 절대적인 신뢰로 당 안팎에서 ‘문고리 권력’이라는 비판과 견제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 보좌관은 통상 박 후보의 유세 현장에 동행하지 않지만 이날은 박 후보가 강원 강릉시청에서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기로 하자 서울에서 프롬프터와 관련 자료를 직접 챙겨 현장에 들른 뒤 이를 춘천 유세장으로 옮기던 중 사고를 당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번 참변이 ‘살인적인’ 대선 유세 일정 때문에 벌어진 예견된 사고라고 지적했다.
사고는 2일 낮 12시 10분쯤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자은리 44번 국도 서울 방향 두촌휴게소 인근 내리막길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일어났다. 임모(36)씨가 몰던 카니발 승합차가 차선을 바꾸다 일행의 또 다른 카니발 앞부분 왼쪽 범퍼에 부딪히면서 중심을 잃고 오른쪽 과속단속카메라 지주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이 보좌관이 숨지고 동승한 김우동(42) 홍보팀장이 크게 다쳐 원주 기독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운전사 임씨와 다른 동승자 등 4명은 중경상을 입고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사고는 대선 후보들의 숨 가쁜 유세 일정 탓에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27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시·군을 넘나들며 30분~1시간 단위로 이동하면서 하루 10여개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4·11 총선 때도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 후보는 12일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5310㎞를 돌며 유세했다. 하루 평균 서울~부산 간 거리(경부고속도로 기준 약 425㎞)를 웃도는 442㎞를 이동한 셈이다.
한편 문 후보는 노영민 후보 비서실장을 빈소에 보내 고인의 명복을 빌고 박 후보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홍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2012-12-03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