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vs 文 검찰개혁안 비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2일 강력한 검찰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 스스로가 자정 능력을 상실했고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해 이 기회에 검찰개혁의 강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에 내놓았던 정치쇄신안에 포함된 검찰개혁안보다 한층 진일보한 것으로 검찰에 대한 ‘정권 통제’가 아닌 ‘국민 통제’에 초점을 맞췄다. 양측은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와 검찰인사제도의 쇄신,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상당 부분에서 일치했다. 다만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찰총장의 인선 방식에 대해서는 뚜렷한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박 후보 측은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 도입으로 권력형 비리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봤으며 ‘공수처’ 신설에 따른 불필요한 ‘옥상옥’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문 후보 측은 상설특검이 검찰 권력에 대한 통제와 견제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별도의 독립 수사기구인 ‘공수처’ 설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상설특검 vs 공수처
정옥임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수처 신설은 소수의 특권 수사세력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공수처장만 장악하면 오히려 정권의 입맛대로 수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며 문 후보 측 검찰개혁안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중수부를 폐지하는 것만으로 검찰 권한이 나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공수처 설치 등이 함께 따르지 않으면 절름발이 검찰 개혁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문 후보 측은 검찰의 인사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치했다. 검찰총장직 인사와 관련해 박 후보는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물 가운데 국회청문회 통과 시에만 임명하는 안에, 문 후보는 대통령 임명 대신 외부에 개방하는 안에 방점이 찍혔다. 또 검사장 등 차관급 고위 인사가 검찰 내 너무 많다는 점도 공통된 인식이다.
그동안 ‘말 많았던’ 검·경 수사권 조정도 이뤄질 전망이다. 박 후보는 경찰 수사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문 후보는 경찰이 수사를, 검찰이 기소를 담당하는 방향으로 원칙을 정했다.
●실현 가능성과 문제점
문 후보 측 검찰개혁안과 관련해서는 검찰총장을 외부인사로 수혈할 경우 검찰 조직을 잡음 없이 통솔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근원적 문제가 제기됐다. 박 후보 측은 “검찰의 잘못이 있다면 이를 고쳐 바른 길로 가게 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지 검찰을 무력화하겠다는 발상은 옳지 않다.”며 이는 국정운영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문 후보 측은 박 후보의 검찰개혁안과 관련, 최근에 발표한 정치쇄신안에 대검 중수부 폐지가 포함된 것 외에는 새로울 것이 없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 김인회 반부패특위 간사는 “박 후보 측이 제시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를 비롯해 검찰시민위원회는 지금도 있다.”면서 “이것만으로는 정치 검찰을 개혁하고 검찰의 권한을 통제·견제하는 검찰 개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2-12-03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