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조선중앙방송에 주민 비난 반응 잇달아
북한이 ‘반당·반혁명적 종파행위’를 이유로 숙청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비판하는 여론몰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9일 오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한 소식을 전하며 전날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간부들이 장 부위원장에 대한 ’비판토론’을 하는 사진을 화면으로 내보냈다. 특히 박봉주 내각 총리(사진 상단의 오른쪽)는 발언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또 김기남 노동당 비서(사진 상단의 왼쪽)와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사진 하단의 왼쪽), 리만건 평안북도 당 책임비서(사진 하단의 가운데)도 토론자로 나섰다.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사진 하단의 오른쪽) 등이 발언권을 요청하려고 손을 든 모습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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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기업소, 공장, 협동농장, 대학, 지방당 등에 소속된 10여 명이 장성택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영도’에 도전했다며 비난했다고 전했다.
김성윤 국가과학원 수학연구소 소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을 태양에 비유하며 “감히 장성택 따위가 하늘의 해를 헛손질하다니 될 말인가”라고 말했다.
또 평양화력발전연합기업소의 리영성 열관리공은 “당장이라도 장성택과 그 일당의 멱살을 틀어잡고 설설 끓는 보이라(보일러)에 처넣고 싶다”며 분노했다.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의 진영일 직장장도 “그놈들을 한 놈도 남김없이 강선으로 보내달라, 저 전기로 속에 몽땅 처넣고 흔적도 없이 불태워버려도 직성이 풀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성택은 1970년대 후반 김정일의 견제로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의 전신인 평안남도 강선제강소에서 ‘혁명화’란 이름으로 노동을 한 적 있다.
김진국 황해남도농촌경리위원회 위원장 역시 장성택을 겨냥해 “이 땅에 살아숨쉴 자리는커녕 그 찌꺼기조차 남아있을 자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장성택과 측근들을 비난한 표현은 ‘미꾸라지’, ‘쥐새끼 무리’, ‘짐승’, ‘인간오작품’(불량품), ‘인간추물’ 등으로 다양했다.
대내용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도 온 노동계급이 장성택의 종파행위에 격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일홍 김정숙평양방직공장 지배인은 이 방송에 나와 “장성택 일당이 저지른 반당·반혁명적 종파행위와 반국가적, 반인민적 범죄행위는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 중의 죄악”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앞으로 각종 기관 및 단체에서 장성택을 비판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사상교육을 강도 높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내부적으로 이완됐던 부분을 전반적으로 재검검하고 사회 기강을 재확립하는 계기로 삼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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