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특사 없이 美항공편으로 석방…과거와 달랐다

北, 특사 없이 美항공편으로 석방…과거와 달랐다

입력 2014-10-22 00:00
수정 2014-10-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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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억류 미국인 대부분 특사 통해 해결…일부 추방 사례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 씨의 석방은 미국 당국이 특사 파견도 없이 보낸 항공편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아주 이례적이다.

평양국제공항에 미 군용기
평양국제공항에 미 군용기 미 국무부는 21일 북한에 억류 중이던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가 북한에서 풀려났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미국 정부가 파울 씨를 데려가기 위해 평양국제공항에 대기 중인 미 군용기 모습.
AP/뉴시스
미국 정부는 북한 당국이 파울 씨의 석방 조건으로 풀려나는 즉시 그가 북한을 떠날 수 있게 ‘이동 수단’을 동원하라고 요구했고, 미국 국방부가 북한 측이 제시한 일정에 맞춰 항공편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파울 씨는 미국의 특사 파견 없이 북한 측의 결정으로 석방됐다는 점에서 과거 추방 사례와 유사하지만 북한이 미국에 ‘이동수단’ 제공을 직접 요청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평양 순안공항으로 간 미국 군용기가 새벽 시간에 파울 씨를 태우고 미국령 괌으로 이동했다. 이는 북한과 미국 당국이 파울 씨의 석방 방식에 대해 사전에 세밀한 협의를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관광 등을 이유로 북한에 입국했다가 억류된 미국인들 대부분은 고위급 특사를 통해 풀려났다.

북한을 오가며 사업과 기독교 선교활동을 하다 2010년 11월 북한에서 체포돼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에디 전(한국명 전용수) 씨는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의 방북을 계기로 6개월 만에 석방됐다.

앞서 2010년 불법 입국 혐의로 8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도 그 해 8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해 데려왔다.

또 2009년 3월 미국인 여기자 2명이 북중 국경지대에서 억류됐을 때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이들을 데려왔고, 1996년에도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가 북한으로 건너가 한국계 미국인 에번 현지커 씨의 석방을 끌어냈다.

장기 억류가 쉽지 않거나 특사 파견이 여의치 않았을 때 북한 당국이 일방적으로 추방한 사례도 있다.

북한 관광을 위해 평양에 갔다가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억류된 6·25 전쟁 참전용사 미국인 메릴 뉴먼(85) 씨는 특사 파견 없이 억류 42일 만에 지난해 12월 7일 중국을 거쳐 나왔다.

당시 북한의 석방 결정에는 뉴먼 씨의 많은 나이와 좋지 않은 건강 문제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추방 결정을 공식 발표하며 “그의 나이와 건강상태를 고려했다”고 밝혀 이런 분석을 뒷받침했다.

2009년 12월 북한에 무단으로 입국했다가 2개월여간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박 씨도 특사 없이 북한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방됐다.

당시 박 씨는 북한을 향하기 전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한 인권 유린을 부각시키기 위한 방북인 만큼 인권문제 해결 전까지 계속 억류 상태로 남겠다”며 미국 정부의 개입을 강하게 반대해 미국 정부의 특사파견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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