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질타 듣겠다”… 문재인, 호남서 ‘反文 정서’ 정면돌파

“거침없는 질타 듣겠다”… 문재인, 호남서 ‘反文 정서’ 정면돌파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6-04-07 22:48
수정 2016-04-0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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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文’ 고착화 우려 오늘부터 이틀간 방문

“야권 단일화 못한 것은 저의 큰 책임”
특정후보 지원보다 민심에 귀 기울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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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더불어민주당 시흥갑 백원우(오른쪽) 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경기도 시흥 삼미시장을 찾은 문재인(가운데) 전 대표가 칼국수를 먹으며 상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더불어민주당 시흥갑 백원우(오른쪽) 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경기도 시흥 삼미시장을 찾은 문재인(가운데) 전 대표가 칼국수를 먹으며 상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8~9일 호남을 방문하기로 했다. 총선 국면에서 자신의 ‘호남행’ 여부를 놓고 야권 내 논란이 가열된 가운데 결국 문 전 대표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문 전 대표 측은 7일 호남 방문 계획을 알리며 “이번 호남 방문은 특정 후보 지원보다는 호남 민심에 귀 기울이고, 솔직한 심경을 밝혀 지지를 호소하는 ‘위로’, ‘사과’, ‘경청’이 목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문 전 대표는 8일 아침 광주에 내려가 특별한 형식 없이 여러 세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직접 진솔한 얘기를 듣고 거침없는 질타를 들어가며 민심 한가운데로 들어간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호남 방문 이틀째인 9일에는 전북 정읍과 익산의 선거사무실을 방문하고 사전투표 참여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다.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콘셉트는 ‘낮은 자세’다. 5·18 민주묘지 순례에 이어 ‘광주시민에게 드리는 글’도 발표한다. 이날 인천 연수구 지원 유세에서 “야권이 분열되고 단일화하지 못한 것은 제게 큰 책임이 있다”고 말한 점에 비춰 광주에서도 같은 취지의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이 크다. 광주 동남갑에 출마한 더민주 최진 후보는 이날 “호남 사람들이 분열주의자들, 수구세력들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을 과감히 깨야 한다”고 밝히는 등 후보들은 이날 문 전 대표의 방문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호남에 못 간 야당 대권주자’라는 굴레가 향후 가도에 더욱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 전 대표가 호남에 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구(舊)주류 측 관계자는 “특정 후보를 지원 유세하면 친문(친문재인) 후보를 돕는다는 말이 또 나올 것”이라며 “계층, 세대에 상관없이 호남 유권자들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 측은 호남 내 여론 주도층과 실제 민심은 괴리가 있다고 본다는 점에서 민심을 훑는 형식의 이번 방문이 결국 ‘반문(반문재인) 정서’을 우회해 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대선 행보’ 이상의 메시지를 던지지 못한다면 호남은 물론 수도권의 전통적 지지층에게까지 실망감을 줄 가능성도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6-04-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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