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욕과 恨’…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인생

‘오욕과 恨’…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인생

입력 2010-03-08 00:00
수정 2010-03-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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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강제 동원돼 고초를 겪은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의 한 군수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항소심에서도 패소 판결이 나자 오욕과 한으로 점철된 할머니들의 한평생에 새삼 시선이 쏠린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제에 강제로 끌려가 도야마(富山)의 후지코시(不二越) 군수공장에서 강제노동으로 고초를 겪은 근로정신대 피해자와 유족 등 23명은 2003년 4월 일본 도야마현 나고야 고등재판소에 후지코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2007년 1심 판결에 이어 8일 열린 항소심에서도 기각당했다.

 원고인 할머니들이 연행된 시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접어들던 1944~45년으로,일제는 당시 12~15세의 어린 소녀들에게 “상급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다” “꽃꽂이를 배울 수 있다” 등의 말로 속여 공장으로 끌고갔다.

 감언이설에 속은 할머니들은 후지코시 공장으로 옮겨졌고 비행기 부품생산 등 장시간의 중노동을 했지만 회사는 임금조차 주지 않았다.

 당시 할머니들은 참을 수 없는 배고픔으로 길가의 풀을 뜯어먹고는 심한 배탈에 걸리기도 했다고 한다.철조망에 둘러싸인 기숙사와 공장을 오가며 24시간 감시를 당했고 밤낮 2교대로 혹사를 당했다.

 유찬이(82) 할머니는 지난 5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후지코시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철공소에서 기계 사이에 낀 쇳덩어리를 빼내려다 오른쪽 엄지 윗부분이 떨어져 나갔다”며 당시 고초를 생생히 증언했다.

 종전과 함께 귀국을 했지만 할머니들은 강제노동의 후유증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고된 노동으로 휘어버린 손가락과 허리의 통증 등 육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인 충격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야 했다.

 안금옥(79.가명) 할머니는 “열세살 때 일본으로 끌려가 기계에 고인 기름을 입으로 빨아들여 빼내는 작업을 하면서 기름을 하도 많이 마셔서 아직도 위가 좋지 않다”고 했다.

 여자근로정신대가 군 위안부와 혼동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남편과 자식에게 아무 이야기도 털어놓을 수 없었고,실제로 정신대에 끌려갔다는 사실을 가족이 알게돼 가정이 붕괴된 경우도 있었다.

 고통의 한평생을 조금이나마 보상받고자 하는 마음으로 피해 할머니들은 후지코시를 상대로 미불임금과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일본 재판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등으로 피고 측이 청구에 응할 법적인 의무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고,이에 원고들이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날 같은 논리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원고 23명 중 3명은 세상을 떠났고 남은 할머니들도 육체적인 고통과 치매 등으로 평탄치 않은 삶을 이어가고 있다.

 재판을 준비한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협의회의 이희자 공동대표는 “어린 소녀를 강제로 연행해 감금하고 중노동을 시킨 것은 명백한 인권유린인데도 일본 측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등을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든다”며 일본 측을 비난했다.

 이 대표는 “상고를 해서 피해자들의 보상문제를 해결하고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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