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발견 박보람母 “아들아, 드디어 돌아왔구나”

시신발견 박보람母 “아들아, 드디어 돌아왔구나”

입력 2010-04-23 00:00
수정 2010-04-2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故 박 하사,다리 아픈 어머니 위해 적금 붓던 효자

22일 천안함 함미에서 떨어져 나간 연돌(연통) 부근에서 박보람 하사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박 하사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미지 확대
실종 박보람 하사 시신발견
실종 박보람 하사 시신발견 22일 밤 함미에서 떨어져 나간 연돌(연통) 부근에서 발견된 천안함 실종 장병 박보람 하사.
연합뉴스


☞ [사진]“아들아! 드디어 돌아왔구나” 故 박보람 하사 생전모습

☞[사진] 천안함 순직 장병들

 사고 발생 이후 28일째 하루하루를 피 말리는 심정으로 아들의 소식을 기다려오던 어머니는 시신이나마 아들을 찾게 된 데 오히려 감사했다.

 박 하사 어머니는 격앙된 목소리로 “우리 아들 돌아왔어요.군에서 확인했어요”라며 이제 시신이 무사히 수습돼 가족의 품으로 얼른 돌아오기만 애타게 기다렸다.

 박 하사는 휴가를 나오면 밤늦게까지 장사하는 어머니를 돕던 효자였다.

 박 하사 어머니는 “장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내가 허리랑 다리를 아파하니깐 보람이가 ‘적금 부은 게 있는데 곧 만기가 돼요.다리 치료하는 데 쓰세요’라고 말하던 게 아직도 생생하다”며 눈물지었다.

 박 하사는 오랫동안 부어온 적금이 이달로 만기가 돼 600만원을 타기로 돼 있었다.

 박 하사 어머니는 “보람이가 얼마 되지도 않는 월급 가지고 적금을 여러 개 들었었다”면서 “먹고 싶은 것,하고 싶은 것 아낀 돈이었을 텐데..”라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작년 가을엔가 보람이가 ‘엄마,나랑 횟집에 가서 맛있는 것 먹자’고 했었는데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박 하사 어머니는 지난 15일 인양된 함미에서 아들을 찾지 못하자 20일 다른 실종자 가족과 함께 가족협의회에 장례논의를 시작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속마음 같아서야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고 싶지만,시신을 냉동 안치소에 둔 채 하루하루를 보내는 다른 장병 가족들을 더 두고 보기 어려워서였다.

 혹여나 유품으로 장례를 치러야 할까 노심초사하던 박 하사 어머니는 이제 조금은 편히 아들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