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나간 뒤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자진입국 및 강제소환 여부가 다음주께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동열 부장검사)는 일본에 체류 중인 천 회장 측으로부터 귀국해 조사받을 의사가 있는지를 이번 주말까지 기다려본 뒤 다음주께 천 회장의 신병 처리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인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주 초에 천 회장에게 소환 통보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입국해 조사받을 것을 요구했지만 그가 “귀국 의사는 있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며 불응한 만큼 더 이상의 출석 요구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세 번 통보했으면 사실상 다 한 것 아닌가”라며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으니 상황에 따라 다음 단계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름대로 시나리오는 있지만 저쪽(천신일) 상황도 있고 우리 일정도 있어서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주말이 지나면 윤곽이 잡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천 회장이 다음주 초까지 귀국 시점과 납득할 만한 해외 체류 이유를 소명하지 않을 경우 알선수재 혐의로 체포영장을 미리 발부받거나 범죄인 인도 청구까지 하는 방안 등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그러나 범죄인 인도는 외교 절차를 밟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데다 일본에서는 알선수재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실효성이 별로 없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천 회장이 귀국하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 뒤 액수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천 회장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한 임천공업 이수우(54.구속기소) 대표의 운전기사를 최근 참고인으로 불러 이씨와 천 회장이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금품 거래를 목격했거나 직접 전달했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운전기사가 금품 거래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다고 보고 있으며 기사의 운행일지와 개인메모 등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최근 이 대표와 임천공업 임직원들을 재소환해 금품 수수 의혹을 집중조사했다.

　검찰은 천 회장이 이씨로부터 사업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현금과 주식,상품권,건축자재 등 40억여원의 금품을 건네받은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