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십자가 시신’ 자살 가능성에 무게

경찰, ‘십자가 시신’ 자살 가능성에 무게

입력 2011-05-04 00:00
수정 2011-05-04 15:5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난 1일 문경 폐채석장서 십자가에 못박혀 50대 남자 숨져

문경 폐채석장에서 십자가에 못박혀 숨진 50대 남자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일단 김 모(58) 씨의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 확대
◈ ‘옆구리 자창은 본인이 찌른 흔적’



경찰은 김 씨가 십자가에 매달린 형태의 괴이한 형상으로 숨진 채 발견됐지만 시신 부검결과 충분히 스스로도 할 수 있는 모습인 것으로 결론내렸다.

경찰은 일단 국과수로부터 김 씨의 오른쪽 옆구리에 난 자창 흔적은 각도와 방향상 스스로 흉기로 찌른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1차 소견을 받았다.

경찰은 또 손과 발에 박힌 못의 모양새가 서로 다른 점도 자살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발에 박힌 못에는 못머리가 있는 반면, 손바닥을 박은 못에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가 못머리가 있는 못으로 발등을 먼저 박은 뒤, 십자가에 미리 박아놓은 다른 못에 손을 집어 넣었다는 말이다.

현장에는 김 씨가 손에 구멍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전동 드릴도 발견됐다.

무엇보다 십자가 설계도면과 십자가에 매달리는 방법을 상세하게 적어놓은 김씨 자필 메모지도 자살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타살이라면 칼과 드릴 등 범구로 추정되는 물건이 현장에 그대로 보존될 가능성이 극히 적다고 보고 있다.

◈ ‘김 씨는 특정 종교에 심취했었다’

경찰은 김 씨가 1990년대 이혼한 뒤 지금껏 가족과 떨어져 혼자생활해 왔던 만큼 김 씨의 생전 행적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주변인물 등을 통해 김 씨가 기독교와 관련한 종교에 심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월 초 새차량을 출고하기 위해 만난 김 씨 동생으로부터 “형이 예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동생은 경찰에서 “교회에 다니지 않던 형이 교회에 꼭 나가라”, “하늘나라에 가면 편히 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김 씨는 동생에게 조만간 경북 문경으로 떠난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지난 4월 24일 예수 부활주일을 전후해 문경에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창원에 거주하는 김 씨가 문경의 폐채석장을 찾은 곳도 이곳이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골고다 언덕과 유사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는 분석하고 있다.

◈ ‘폐채석장 방문이 처음 아니다’

경찰은 김 씨가 2년 전쯤에도 문경 폐채석장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시신 최초 발견자인 양봉업자 주 모(53) 씨가 운영하는 종교 관련 카페에 김 씨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었고, 2년 전쯤 김 씨가 주 씨를 만나러 이곳을 찾았다는 것이다.

주 씨는 경찰에서 “김 씨가 카페운영자인 나를 찾아와 종교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적이 있는데 그 이후에는 보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들을 볼 때 김 씨가 스스로 십자가 형틀에 매달려 숨졌을 가능성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타살과 자살방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노컷뉴스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노컷뉴스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노컷뉴스에 있습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