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軍 탈영사고 ‘다반사’?…주민 불안 가중

강원 軍 탈영사고 ‘다반사’?…주민 불안 가중

입력 2011-07-18 00:00
수정 2011-07-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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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인권단체 “개인문제보다는 부대관리 이상 징후로 판단해야”



18일 강원 철원에서 육군 이등병 등이 탈영한 가운데 올해 들어 도내 중동부 전선 군부대에서 탈영사건이 잇따라 군 기강해이 지적과 함께 주민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도내 군부대 등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군 탈영사건은 모두 7건으로 10명의 병사가 부대를 이탈했다가 헌병대에 붙잡히거나 소속부대로 복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8일 오전 4시40분께 철원군 철원읍 율이리 인근 모 부대 소속 이모(19) 이병과 지모(20) 이병 등 2명이 탈영했다. 이들은 상·하의 전투복 차림으로 총기 등은 휴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과 같은 부대 소속의 이등병은 휴가기간이 끝났는데도 복귀를 하지 않아 소재 파악 중이다.

해당 부대에서는 이날 전술 훈련이 예정됐던 것으로 알려져 훈련에 대한 부담감으로 탈영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또 지난달 21일 오후 6시께는 화천군 모 부대에서 K-2 소총을 소지한 이모(22) 일병이 부대 전술훈련 중 탈영했다가 4시간여 만에 부대원들에 의해 붙잡혔고, 또 다른 부대 최모 상병은 단독군장 차림으로 탈영했다가 1시간 만에 자수했다.

이들 두 병사는 서로 부대끼리 전술훈련 중이었으며 훈련이 힘들어 이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7일에는 인제군 모 부대 윤모(23) 일병이 K-2 소총을 휴대하고 탈영했다가 7시간 30여 분만에 붙잡혔다.

당시 윤 일병은 부대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관심병사’로 분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24일에는 화천의 한 군부대에서 오모(21) 일병이 자정께 탈영했다 오전 5시께 화천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했고, 3월26일에는 같은 부대 소속 일병 2명이 주둔지 영내를 뛰쳐나갔다가 8시간 만에 헌병대에 붙잡혔다.

지난 2월에는 양양지역 한 군부대에서 일병이 탈영했다가 15시간 만에 헌병대에 붙잡혔다.

지난 1월17일에도 박모(20) 이병이 혹한기 훈련 중 K2 소총을 소지한 채 훈련지를 이탈했다가 탈영 18시간 만에 춘천시 근화동 춘천역 인근에서 붙잡혔다.

잇따른 탈영사건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군의 기강해이와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우려와 함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전방지역 한 주민(65.여)은 “그럴 일은 없겠지만 탈영 소식을 접할 때면 쫓기던 장병이 몸을 숨기려고 민가로 뛰어드는 것은 아닌지 항상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군 전문가들은 병사 등의 탈영을 부대 부적응 등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부대관리의 이상 징후로 판단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군 인권 전문단체인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군 내부에서는 탈영을 조직문화를 견디지 못한 개인의 돌출행동으로 보는 경향이 아직도 많다”며 “탈영은 부대 내 괴롭힘 등 여러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부대 관리의 이상 조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 소장은 “문제가 있는 병사를 보호관심 대상으로 분류하는 순간, 해당 병사는 ‘낙인 효과’로 결국 돌출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부대 내 갈등관계를 해결할 수 있는 외부 심리상담제도 도입 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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