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피해자 유족 “박근혜, 마지못해 사과하나”

인혁당 피해자 유족 “박근혜, 마지못해 사과하나”

입력 2012-09-24 00:00
수정 2012-09-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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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4일 5ㆍ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 과거사 문제를 사과하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인혁당 피해자 유족은 “진정성이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인혁당 피해자 유족 단체인 4ㆍ9 통일평화재단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박 후보가 지지율이 하락해 수세에 몰리게 되자 대통령이 되기 위해 전혀 마음에 없는 말로 사과했다”며 “유족은 박 후보의 이런 사과에 다시 한번 너무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박 후보에게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하지 말고 차라리 가만히 있어 달라”고 덧붙였다.

고(故) 우홍선씨의 부인 강순희(79)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처음부터 이런 말을 했으면 ‘그런 마음으로 정치하려나 보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지금은 궁지에 몰려서 누가 써준 글을 그대로 읽는 느낌”이라며 “진심이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씨는 박 후보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혁당 사건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일을 거론하며 “이상한 얘기를 다 해서 우리 가슴을 흐려놓고 이제야 마지못해 그런 말을 하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아직 그때 생각만 하면 이가 갈리고 손이 떨린다”며 “나뿐 아니라 어느 유족이 봐도 오늘 발표가 자신의 마음이 아니라는 점을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5ㆍ16과 유신, 인혁당사건 등이 헌법가치를 훼손했다고 언급하는 등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으나 논란을 부른 자신의 인혁당사건 판결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과나 언급을 하지 않았다.

강씨는 박 후보가 이날 언급한 ‘국민 대통합’에 대해서도 “박 후보가 무슨 말을 한들 통합이 되겠나. 유족에게 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대통령은커녕 얼굴조차 보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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