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신덕마을 해안 기름유출 피해 확산

여수 신덕마을 해안 기름유출 피해 확산

입력 2014-02-01 00:00
수정 2014-02-0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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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류·해초류·우럭 등 양식어장 120여㏊ 황폐화

설인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시 낙포동 낙포각 원유2부두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로 여수시 삼일동 신덕마을 해안의 어장이 황폐화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여수해경과 여수시, 신덕마을 주민 등은 1일 오전부터 해상에 퍼진 기름띠를 제거하느라 설 연휴도 잊은 채 이틀째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공무원과 어민 등 400여명은 해경 경비정과 방제함 20여척, 여수시 행정선 2척, 항만청 선박 3척, 해양환경관리공단 2척, 민간 방제업체 폐유수거 선박 2척, 어선 20여척 등 모두 70여척을 동원해 흡착포를 뿌리는 등 기름 제거에 나섰다.

김석균 해경청장은 오전 9시 경비정을 타고 현장 피해 상황을 둘러보고 방제에 힘쓰는 직원과 어민들을 격려했다.

여수시도 오전 이호경 부시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공무원을 현장에 투입하는 등 피해 확산 방지에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여수해경은 오전 10시 현재까지 유출된 기름의 70∼80%를 제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기름 유출로 무엇보다 사고 현장에서 가까운 해안 어장이 황폐화해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검은 띠를 이룬 기름은 바다에 떠다니다가 조류를 타고 사고 현장에서 2∼3㎞ 떨어진 신덕마을 연안으로 흘러들어 어장에 큰 피해를 끼쳤다.

큰 기름띠는 대부분 제거했으나 나머지 기름이 바다를 떠다니거나 해안으로 밀려들어 바위 등에 붙으며 청정 어장을 황폐화하고 있다.

신덕마을에는 어촌계 135가구를 비롯해 모두 260여가구 어민들이 120여㏊의 공동어업 구역에서 바지락 등 패류, 미역·톳 등 해초류, 우럭 등을 주로 양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기름이 연안으로 밀려들어 바위, 모래 등에 달라붙어 올해 수확은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어민들은 최소한 8천여만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기름띠를 제거하고 바위와 모래에 달라붙은 기름 찌꺼기를 없애더라도 오염에 따른 2차 피해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민들은 기름을 머금은 바다에서 수확한 수산물의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마을 어민들은 전날 120여척의 어선을 몰고 나와 밤새 작업을 벌인 데 이어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기름 제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정기(66) 어촌계장은 “어제 오전부터 기름 냄새가 코를 찔러 나와 보니 이미 기름으로 바다가 오염돼 있었다”며 “일가친척이 다 모여 있다가 대화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설에 밤늦게까지 불을 켜고 기름을 걷어내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기름을 제거한다 하더라도 바위와 모래에 들러붙은 찌꺼기를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아 어장 피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민들은 급한 대로 큰 기름띠를 우선 제거하고 해안의 갯가, 바위와 모래 등에 들러붙은 기름 찌꺼기를 흡착포나 걸레를 이용해 없애는 ‘갯닦이 작업’을 하느라 설 연휴를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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