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명 중 178명 발견 ‘최다’
세월호 침몰 23일째인 8일까지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발견된 사망자 중 3분의 2는 4층에서 수습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의 5층 탑승객은 7명에 불과했지만, 객실이 아닌 로비에서 14명의 시신이 수습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배가 기울면서 물이 차오르자 5층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지난달 16일 사고 발생 이후 이날까지 수습된 273명 가운데 4층에서 발견된 사람이 178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4층은 단원고 학생 객실로 배정된 다인실이 집중된 곳이다. 사망자 273명 가운데 단원고 학생은 228명, 교사 6명, 승무원 6명, 일반인 29명이었다. 4명은 아직 유전자(DNA)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날 오전 조류 흐름이 약해진 소조기(7~10일)임에도 기상 악화로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최대 풍속이 초속 11m까지 빨라진 데다, 최대 파고는 3.5m로 평소보다 7배 정도 높아진 탓이다. 국립해양연구원 관계자는 “길이 146m, 높이 22m의 세월호가 바다 한가운데서 암초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변에 와류(소용돌이치는 흐름)가 나타나 정조시간대가 더 짧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후 늦게 풍속이 초속 6m로 약해지고 파고도 낮아지면서 수색이 재개됐다. 오후 8시쯤 4층 선수 중앙 우현 세 번째 격실에서 2구의 남자 시신을, 오후 5층에서 2구의 여성 시신을 추가로 수습했다. 9일 오전 1시 현재 사망자는 273명, 실종자는 31명이다.
한편 대책본부는 전날부터 해상수색 범위를 침몰 지점에서 약 68㎞ 떨어진 보길도·소안도까지, 항공수색은 80㎞까지 확대했다.
고명석 대책본부 대변인은 “5층 선원 객실과 기관실, 창고, 화장실 등 구조팀이 아직 들어가 보지 않은 곳이 많다”면서 “이달 중순 3차 수색까지 마친 뒤 추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뇌출혈로 쓰러진 인천해양경찰서 항공단 소속 정모(49) 경사는 목포 한국병원에서 4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은 뒤 이날 오전 의식을 되찾았다.
진도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4-05-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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