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직원 5·18기념식 소형태극기에 ‘거부반응’

보훈처 직원 5·18기념식 소형태극기에 ‘거부반응’

입력 2014-05-18 00:00
수정 2014-05-18 11:5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참석자들 손에 쥔 태극기 보고 “누가, 왜 나눠주는거야?”

“태극기를 누가, 왜 나눠주는 거야?”

18일 오전 5·18 민주화운동 34주년 기념식장의 국가보훈처 직원들이 참석자마다 손에 쥔 소형 태극기에 거부반응을 보였다.

행사 시작 전 객석 맨 앞에서 주요 참석자들의 자리를 정리하던 직원들은 단체로 기념식장에 입장하는 학생 등의 손에 들린 태극기를 보고 웅성거렸다.

보훈처 직원은 상관을 수행하러 온 참석자에게 “태극기를 어디서 구했느냐”고 묻고 “민주의 문(5·18 묘지 입구)에서 나눠주기에 보훈처에서 나눠준 줄 알았다”는 답을 들었다.

한 직원은 “무전도 잘 안 된다”며 민주의 문에 있는 ‘질서유지팀’ 직원을 무전으로 애타게 불렀다.

광주시에서 배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공유하자 다른 직원은 “그럴 줄 알았다”며 냉소적으로 답했다.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데 보훈처가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잘 알수 있는 대목이다.

한 참석자는 “그동안 행태로 미뤄 보훈처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싫어하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손바닥만 한 태극기를 보고 배부 경위를 서둘러 파악하는 모습에는 실소를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5·18 단체 관계자들과 야당 인사들이 대거 불참해 노래를 함께 부른 참석자들은 많지 않았다.

박준영 전남지사, 오형국 광주시 경제부시장 등 일부만이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불렀다. 이정재 새누리당 광주시장 후보도 연주 중간에 일어나 함께 불렀다.

광주시는 ‘님을 위한 행진곡’(행진곡) 합창 시 흔들며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참석자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고 있다.

지난해 기념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도 강운태 광주시장으로부터 하나를 건네받고 일어나 행진곡 연주를 경청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