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잡이 트롤어선 둘러본 오룡호 선원 가족 ‘더 답답’

명태잡이 트롤어선 둘러본 오룡호 선원 가족 ‘더 답답’

입력 2014-12-11 00:00
수정 2014-12-1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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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둘러보니 더 이해가 안 됩니다. 분명히 침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을 거예요.”

고장운 오룡호 침몰사고 실종자·유가족 대표는 11일 오룡호와 비슷한 다른 트롤선을 둘러보다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오룡호 실종자 가족 10여 명은 이날 선사인 사조산업에 요청해 최근 부산 사하구 감천항으로 들어온 러시아 국적의 명태잡이 트롤어선 미스예까트리니(MYSYEKATERNY)호를 둘러봤다.

고 대표는 “오룡호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다가 침몰한 것인지 답답해진 가족들이 명태잡이 트롤어선이라도 두 눈으로 직접 보려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예까트리니호에 탑승해있는 윤여학 한국인 감독관의 안내로 배를 직접 둘러보며 사고 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가족들은 갑판부 선미에서 그물을 끌어올리는 ‘슬립웨이’와 ‘해치’를 본 뒤 배 아래로 이동해 문제의 ‘피시폰드’를 둘러봤다.

피시폰드는 오룡호 선장으로 알려졌었던 김모씨가 사고가 났을 때 주변 배와 급하게 교신을 하며 ‘피시폰드에 물이 들어와 배수구가 막히는 바람에 배가 기울었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대부분 전문가도 이 피시폰드가 침수되면서 기관실로 물이 넘쳐 배가 통제 불능이 된 것을 사고 원인으로 꼽고 있다.

가족들은 예까트리니호의 피시폰드에 뚫려 있는 가로·세로 80㎝ 2개의 배수구를 보면서 강한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배수구가 이렇게 큰데 어떻게 물고기 때문에 배수구가 막혔느냐”고 주장했다. 또 “피시 폰드에 물이 넘쳤으면 기관실 문을 닫아야지 왜 열어놓아 피해를 봤는지 사고과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감독관은 “예까트리호는 3천2t급 배로 일본식으로 만들어졌고, 1천700t급에 유럽식으로 만들어진 오룡호와는 구조가 달라 딱 부러지게 설명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 “이 배를 보시는 것은 바에서 건져 올린 물고기가 피시폰드를 거쳐 어떻게 어창에 보관되는지 그런 구조만 이해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사고원인을 조금이라도 알고자 찾아왔는데 더 답답해지기만 했다”면서 “오늘 배를 둘러보니 사고에는 다른 이유가 더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지을 수 없어 생존자들이 일찍 도착해 진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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