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총기난사 현장공개…곳곳 핏자국 남아 참상 증언

軍 총기난사 현장공개…곳곳 핏자국 남아 참상 증언

입력 2015-05-14 16:27
수정 2015-05-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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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 주변 주인 잃은 전투화 나뒹글어

전날 총기 난사로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격장 곳곳에는 14일까지 군데군데 핏자국이 남아 당시의 참상을 증언했다.

가해자 최모(23)씨가 총기 난사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1사로 주변과 피해 예비군들이 있었던 2∼5사로 주변에는 혈흔과 함께 주인 잃은 전투모와 전투화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육군 중앙수사단은 14일 오후 총기 사고가 난 서울 내곡동 송파·강동 동원예비군 훈련장 사격장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고가 난 사격장은 예비군훈련장 위병소를 지나 1㎞ 정도 가면 오른편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동원훈련사격장’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보일 때 오른쪽으로 난 시멘트 계단과 도로를 따라 약 20m 정도 들어가면 너른 평지가 나오고 곧 사격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난다.

폭 40∼50㎝의 시멘트 계단 40여 개를 가파르게 오르면 사격통제실이 나오고 왼쪽으로 1∼10사로, 오른쪽으로 11∼20사로가 펼쳐진다. 각 사로의 간격은 2m 정도로 전체 사격장 규모는 꽤 큰 편이다.

사고 당시에는 1∼20사로에 예비군 20명, 다음 사격을 기다리는 부사수 20명 등 예비군 40명과 통제장교, 기간병 등이 있었다.

사고가 난 1∼10사로 지역은 노란색 ‘헌병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어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았다.

사상자가 발생한 1∼5사로에는 응고된 혈흔이 군데군데 보였다. 탄피받이와 수통 달린 탄띠, 귀마개 등 장구류도 여기저기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엎드려 쏴’ 자세로 사격할 때는 바닥에 매트를 깔지만, 1∼5사로 대부분은 혈흔을 가리기 위해서인지 판초우로 덮여 있었다.

하지만, 판쵸우 사이사이로 정사각형 블록 바닥 군데군데 핏자국이 남아 있었고 흰색 분필로 타원 표시가 돼 있었다. 군 관계자는 “타원은 혈흔이 있었던 자리”라고 설명했다.

25m 전방에 있는 표적지를 향해 사격훈련을 하던 중 최씨가 주변에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1사로에는 사로 앞부분에 다량의 혈흔이 응고된 채 남아 있었다.

피해가 없었던 2사로 주변은 그리 어지럽지 않았지만, 희생자가 발생했던 3, 5사로 주변은 핏자국이 많았다.

3사로 주변과 1사로 부사수 자리 등에는 주인을 잃은 전투화들이 수 켤레 나뒹굴고 있었다.

중수단 관계자는 “부상자에게 응급처치하면서 전투화를 벗겨, 현장에 전투화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각 사로마다 있는 총기 거치대에는 총기 고리인 철제 ‘스냅 링’도 걸려 있었다. 사고 직후 사격장의 총기 고리 관리가 부실해 이번 참사의 한 원인이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중수단 관계자는 “스냅 링의 길이는 36㎝”라는 말만 할 뿐 자세한 언급을 피했고, 국방부 브리핑에서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에도 사고 사격장에서는 옆 예비군훈련장에서 사격 훈련을 하느라 총을 쏘는 소리가 들려와 전날의 참사를 떠올리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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