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판 ‘모세의 기적’에 수면제 삼킨 아기 목숨 건져

성남판 ‘모세의 기적’에 수면제 삼킨 아기 목숨 건져

입력 2015-05-28 17:32
수정 2015-05-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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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시간대 순찰차에 길터 준 운전자들 ‘감동’

출근시간대 경기 성남시에서 일어난 ‘모세의 기적’ 덕에 수면제를 삼킨 9달된 여아가 목숨을 건졌다.

27일 오전 8시 28분 성남수정경찰서 오원균 경위는 러시아워 대응 교통 순찰을 돌던 중 수정구 신흥동 한 아파트 앞 횡단보도에서 최모(43)씨가 9개월된 딸을 안고 안절부절못한 채 서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순찰차를 옆에 대고 창문을 내린 오 경위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최씨는 “아기가 수면제를 삼켜 119구급대를 부르려 한다”고 말했다.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오 경위는 “시간이 촉박한데 언제 구급차를 부르냐”며 순찰차에 최씨를 태웠다.

순찰차는 사이렌을 켜고 중앙선을 넘나들며 내달리기 시작했다.

복잡한 출근시간대였지만 차량들은 순찰차를 보고 비켜줬고, 결국 이곳에서 2㎞ 떨어진 한 병원까지 가는데 단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병원 응급실에선 “위세척을 해야 하는데, 인근의 큰 병원으로 가는 것이 낫겠다”고 조언했고, 오전 8시 34분 오 경위와 최씨는 다시 순찰차에 올랐다.

이 병원에서 인근 대형 병원까지는 4㎞.

순찰차가 다시 내달리자 도로를 꽉 메운 차량들은 양옆으로 붙어 길을 내줬다.

순찰차 내부 CC(폐쇄회로)TV에는 아기를 안은 최씨가 딸의 호흡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귀를 대보는 등 시종일관 초조해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덕분에 단 6분 만에 순찰차는 대형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고 아기는 위세척 등 치료를 받았다.

오 경위는 “아기가 집에 있던 수면제를 먹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급박한 상황이었다”며 “다행히 많은 차량들이 순찰차를 보고 길을 터주어 골든타임에 응급조치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응급조치를 받은 아기는 현재 퇴원했으며, 다행히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은 28일 성남에서 재연된 ‘모세의 기적’이 그대로 찍힌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을 경기경찰청 페이스북(facebook.com/gyeonggipol)에 올리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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