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심 재판 때 보석 신청하기로
대법원이 16일 공직선거법·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64) 전 국정원장 사건을 파기환송하자 원 전 원장 측은 “섭섭하지만, 논리적으로 납득이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원 전 원장의 변호인인 이동명 변호사는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뒤 취재진과 만나 “공직선거법, 국정원법 위반에 대해 다 무죄라고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미뤄져 섭섭하긴 하나 (대법원 판결이) 일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 전 원장의 상고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심의 사실관계는 검찰이 제출한 핵심 증거인 이메일 첨부파일의 증거능력이 부인되면서 유지될 수 없다”며 “전체적으로 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원은 법률심이기 때문에 사실 심리를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으로서는 다른 증거가 나올지도 모르니 사실관계를 더 확정 지어 오라는 뜻이다. 아직 법률적인 판단을 할 정도로 성숙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라며 “일단 대법원이 지혜롭게 심판을 피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다시 가더라도 이제 증거능력이 확 줄었고, 2심에서 대전제로 삼은 논리가 잘못됐다고 밝혀진 것이니 저희 입장에서는 최소한 1심 판결보다 나쁘지는 않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달 14일 원 전 원장을 접견한 사실을 소개하며 “(원 전 원장이) 담담하시더라. 잘 지내고 계신다”면서 “재판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2심에서 보석 신청을 다시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이날 원 전 원장의 보석 신청은 기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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