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가 전면파업을 벌인 것은 2012년 8월 이후 3년 만으로, 당시 노조는 하루 만에 파업을 철회했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졸업 이후 3번째 파업이자 첫 전면 파업이다.
임금피크제 도입, 일시금 지급 등 핵심 쟁점을 두고 노사간 견해차가 커 파업 장기화와 이로 인한 지역 경제 악영향이 우려된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노조원들이 파업 집회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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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노조원들이 파업 집회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임금피크제 도입 철회” 노조 전면 파업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오전 6시 30분 광주·평택공장, 오전 7시 곡성공장에서 조별로(하루 8시간씩 3교대 근무) 8시간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에는 생산직 근로자 3천300여명 가운데 방위산업체요원과 필수요원을 제외한 3천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오전 9시 광주공장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사측은 관리자와 일반직 근로자 등 350여명을 투입,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사측은 아직까지 생산라인 가동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완성차용 타이어를 주로 생산하는 평택공장은 자동화 공정으로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노사는 그동안 수차례 실무회의와 본교섭을 가졌으나 임금피크제 도입, 일시금 지급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기존 일당 정액 970원 인상에서 1천900원 인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일시금 300만원 지급과 법적 기준보다 1년 늘어난 만 61세로의 정년 연장 등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조건 없는 일시금 지급을 요구하며 사측의 제시안을 거부하고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임금 8.3% 정률 인상, 2014년 경영성과금 배분, 기피직무 수당 지급, 1958년생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88.8%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하고 지난 11일부터 4일간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다.
◇ 임금피크제 도입 노사 입장 차 뚜렷
사측은 정부가 노동개혁의 하나로 강도 높게 추진 중인 임금피크제는 회사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일시금 지급과 정년 연장 카드를 내놨다.
이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58세부터 임금을 인상하지 않고 90% 수준에서 시작해 61세까지 임금이 60% 수준까지 줄어든다.
사측은 특히 법적 기준보다 정년을 1년 추가하는 상황에서 일시금 지급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임단협과 임금피크제 도입은 별개의 문제로 ‘추후 논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금피크제와 연동한 일시금 지급에 대해서는 “결국 월급을 깎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특히 워크아웃으로 근로자들의 희생한 부분을 이번에 제대로 보상받겠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도 임금 삭감 등이 100% 회복되지 않았다. 사측은 긴 근속연수(20년)를 토대로 평균임금이 높다고 하지만 현실은 9년차와 최저임금법을 적용한 신입 근로자 간 임금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임금피크제는 충분한 논의 후에 내년에 협의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임금피크제는 회사경쟁력 확보는 물론 노조가 요구한 일시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노조가 제기하는 임금피크제 추후 논의를 받아들일 수는 있으나 무조건 일시금 지급은 어렵고 연말 성과를 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 하루 52억원 매출 손실…지역 경제 악영향 우려
사측은 11∼14일 노조의 부분 파업으로 8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전면 파업으로 하루 약 52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회사 경영마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한 7천544억원, 영업이익은 49% 줄어든 44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35% 감소한 2천337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윤장현 광주시장과 지역 경제계 등도 파업이 미칠 지역 경제의 악영향에 우려를 표명하며 노사 합의를 통한 해결과 파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 차가 큰 데다 다음 달 노조 집행부 선출도 예정돼 있어 파업 장기화 전망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 워크아웃 후유증 6년째 몸살
금호타이어는 지주회사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악화 등으로 2009년 12월 워크아웃을 신청, 5년 만에 졸업했다.
노조는 워크아웃 이후 이번을 포함해 모두 9번 파업했다. 4번은 전면, 5번은 부분 파업이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 졸업 이후에도 근로자 분신, 도급화 갈등 등으로 마찰이 빚어졌고 임단협 타결에만 8개월 넘게 걸렸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워크아웃으로 인한 임금 삭감과 인력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롯한 갈등을 해마다 반복하면서 좀처럼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워크아웃 1년 만인 2011년 3월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고 사측이 직장폐쇄로 맞서면서 8일간 조업이 중단되고 채권단이 지원 철회 의사를 밝히며 최악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워크아웃 졸업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24일 노조가 또다시 임금체계 개선, 임금 상환 미진 등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6일간의 부분 파업 후 노사는 8개월 만에 단체교섭을 체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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