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물수능’ 기조 유지하는게 좋다”“교과성적 위주 줄세우기 안돼…일반고가 일류되는 공교육 정상화 중요”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5일 보육대란 사태와 관련해 “누리과정 예산 12개월분을 전액 편성한 시도 교육청에 대해 예비비 3천억원을 우선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세종시 정부컨벤션센터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해서 여야, 여러 부처가 좋은 방향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 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약속,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시도교육청에 대해 3천억원의 예비비를 우선배정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바란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부총리는 ‘약속, 원칙을 지키는’이라는 것은 누리과정 예산 일부가 아닌 12개월치 전부를 교육청이 편성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예비비를 소관하는 기획재정부가 판단해 조만간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대입 제도와 관련해서는 “‘물수능’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쉬운 수능’ 출제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 만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단기간 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하기가 어렵다”면서 “다만 개인 생각으로는 ‘물수능’ 기조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왜 수학과 영어를 전 국민이 다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이제는 아이디어와 창의성, 도전정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기면 지식은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초중등교육은 교과성적 위주로 줄세우기가 돼서는 안 되며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용서되는 사회분위기는 정상적인 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우수한 학생’의 정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학들도 학과성적 우수학생보다 창의성 있는 학생 등을 입학사정관제 등으로 뽑아 성장동력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공교육 정상화와 관련해서는 “특수목적고를 일류로, 일반고를 이류처럼 보는 분위기가 있는데 일반고도 얼마든지 일류가 될 수 있도록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일반고에서도 국어, 영어, 수학 등에 특정 교과목에 재능있는 학생은 별도 수업 여건을 만들어 더욱 잘하게 하고 직업교육에 관심 있는 학생은 진로체험교육을 통해 선(先)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특목고나 자사고 정책을 재검토할 용의가 있냐는 질문에는 “자꾸 제도를 바꿔봐야 실효성이 담보될 수 없다고 본다”면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 부총리는 또 대학구조조정과 관련, “일률적 정원감축 외에 부실대학의 출구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력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이공계로 정원을 전환하기보다는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틀 안에서 (정원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