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줄은 몰랐다” … ‘원영이 사건’ 친부·계모, 첫 공판서 혐의 부인

“죽을 줄은 몰랐다” … ‘원영이 사건’ 친부·계모, 첫 공판서 혐의 부인

임효진 기자
입력 2016-05-27 17:24
수정 2016-05-2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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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이 사건’의 피의자인 계모 김모(38)씨(왼쪽)와 친부 신모(38)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원영이 사건’의 피의자인 계모 김모(38)씨(왼쪽)와 친부 신모(38)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7살 신원영 군을 수개월간 화장실에 가둬 놓고 락스학대·찬물세례를 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원영이 사건’의 친부와 계모가 27일 진행된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1부(김동현 부장) 심리로 열린 이 사건 첫 공판에서 살인·사체유기·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계모 김모(38)씨는 “피해자가 숨지기 직전 평소와 상태가 다르다고 느끼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못 느꼈다”고 답했다. 함께 기소된 친부 신모(38)씨 또한 “그런 것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이들 부부가 신군이 숨지기 직전 숨을 헐떡이는 ‘체인스톡호흡(Cheyne-Stokes)’ 증상을 직·간접적으로 목격한 점을 미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첫 공판에서는 쟁점이 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인정 여부를 두고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엇갈렸다. 미필적 고의란 직접적인 의도는 없었지만 범죄 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예상했음에도 범행을 저지른 것을 말한다.

김씨와 신씨의 국선변호인은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다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잘 판단해달라”고 설명했다.

100여 석의 방청석은 유가족,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 평택 안중·포승지역 맘카페 회원들로 가득찼다. 재판이 끝난 뒤 방청객들은 “피고인은 살인자다”, “용서하지 않겠다”, “미안하다 원영아”라며 소리를 치기도 했다.

계모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원영이를 화장실에 가둬놓고 락스를 뿌리는 등 학대를 해오다 지난 2월 1일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원영이의 옷을 벗기고 찬물을 부어 방치해, 다음날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친부 신씨는 김씨의 학대행위를 알면서도 아동학대로 처벌받게 될 것을 우려해 원영이를 보호하지 않은 채 방관하다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부부는 원영이의 시신을 베란다에 10일간 방치했다가 지난 2월 12일 오후 평택시 청북면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24일 오후 1시 30분에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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