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커플’ 렌터카 보험사기…엄마 목소리 흉내내다 들통

‘미성년 커플’ 렌터카 보험사기…엄마 목소리 흉내내다 들통

입력 2016-06-27 09:59
수정 2016-06-27 09:5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엄마 면허증·신용카드 이용, 앱으로 차량 렌트

고교 3학년생인 김모(18) 군은 1년 전 곽모(19·여) 씨를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반년 넘게 연상연하 커플 관계를 이어오던 두 사람은 올해 3월 렌터카를 이용해 속초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두 사람 모두 운전면허증이 없었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엄마 스마트폰에 있는 렌터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김 군은 전화 한 통만 쓰겠다며 엄마에게 스마트폰을 빌려 집안 화장실로 들어갔다. 렌터카 앱을 켠 뒤 스마트폰 케이스에 꽂혀 있던 엄마의 면허증과 신용카드로 손쉽게 차량을 빌릴 수 있었다.

신용카드 사용 내역 문자메시지를 스팸 처리했고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렌트비용으로 엄마 계좌에 채워놓으면 그만이었다.

앞서 김 군은 이런 식으로 여덟 번이나 렌터카를 이용한 적 있었다.

사고는 기분 좋게 속초 여행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터졌다.

3월 18일 오후 5시 20분께 경기도 하남시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앞서 달리던 차를 들이받았다.

피해 차량에 탔던 운전자 등 3명은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그동안 엄마를 속인 게 들통날 위기에 처한 김 군은 겁이 났다.

만 21세가 안 되면 렌터카 사고의 보험 처리를 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던 김 군은 한 가지 꾀를 냈다.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엄마 목소리를 흉내 내서 보험 처리를 접수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곽 씨의 연기 실력은 김 군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성년자들이 교통사고를 내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 같다’는 보험회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두 사람은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김 군을 컴퓨터 사용 사기와 사기미수, 곽 씨를 사기 미수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서에 불려온 김 군은 반성했지만 후회하기엔 너무 늦은 때였다.

김 군과 곽 씨는 사고가 난 날로부터 닷새 뒤에 헤어졌다고 한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