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들 “14년 지나도 지하철 못 타”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들 “14년 지나도 지하철 못 타”

한찬규 기자
입력 2017-02-14 21:00
수정 2017-02-14 21:5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유가족 상당수가 발생 14년이 지나도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익재단인 ‘2·18 안전문화재단’이 지난해 10∼12월 지하철 참사 유가족 44가구를 상대로 처음으로 실태 파악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71%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4일 밝혔다. 지하철 참사 전체 사망자는 192명이지만 유가족 80가구에만 연락이 닿아 그중 조사에 응한 44가구 44명만 조사했다고 재단은 말했다.

대부분 60대인 유가족들은 참사가 난 뒤 지금까지도 지하철을 못 타고 있거나 현관문을 제외한 집안 모든 문을 열어놓고 생활하는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한 응답자 중 23%는 일주일에 5번 증상을 보인다고 답했다. 응답자 78%가 고혈압, 뇌졸중, 심장질환 등 질병이나 음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회생활을 거의 하지 않고 스스로 고립 상태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이 겪는 어려움으로 응답자 30%가 ‘잃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 60%가 사고 후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같은 처지의 유가족과 피해자 모임, 가족, 친구 등이라 행정당국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바라는 추모사업으로는 ‘추모묘역 조성’(32%), ‘추모공원’(22%), ‘추모탑’(17%), ‘연례 추모행사’(11%) 등 순이다. 대형 재난이 발생할 때 처리 과정에서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투명한 사고 원인과 책임소재 조사’(17%)를 가장 많이 꼽았다.

김태일 2·18 안전문화재단 이사장은 ”유가족들은 아직도 잃어버린 가족 등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후회하고 죄책감도 느끼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2017-02-15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