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명문대생이 아버지에 유학비 소송…대법 “안 줘도 된다”

美 명문대생이 아버지에 유학비 소송…대법 “안 줘도 된다”

입력 2017-09-11 09:47
수정 2017-09-1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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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이혼 다툼에 “2년치 학비·기숙사비 등 1억4천만원 달라”

1992년 결혼해 두 아들을 둔 A씨는 미국 유학 중인 둘째로부터 지난해 ‘부양료 청구 소송’을 당했다. 양육의무가 있는 아버지로서 2년 치 대학교 등록금과 생활비 1억4천여만원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둘째가 A씨의 만류에도 첫째처럼 유학을 떠난 것은 15살 때인 2010년이었다. 자기 뜻을 거스른 둘째에게 A씨는 첫째와 달리 학비와 생활비를 일절 지원하지 않았다. 이는 가족 내 갈등의 불씨가 됐고, 마찰을 빚던 부인과 A씨는 별거에 들어갔다.

그 와중인 2014년 미국에서 손꼽히는 명문 사립대에 입학한 둘째는 막대한 등록금을 부담해야 할 상황에 부닥쳤다.

특히 지난해 부부가 이혼 소송에 들어가자 둘째는 양육자인 어머니의 변호사를 통해 A씨를 상대로 2016∼2017년 봄·가을학기 학비·기숙사비 등 1억4천464만원을 부양료로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둘째 측은 “부모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는 성년 자녀가 대폭 증가한 현실을 고려해 A씨가 부양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미국·영국·이탈리아 등에서는 대학생 자녀에 대한 부모의 부양료 지급 의무를 인정한다는 논리도 폈다.

그러나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최근 둘째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A씨가 학비 등을 대지 않아도 된다고 본 원심 결정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대법원은 판례상 성인이 된 자녀가 ▲ 객관적으로 생활비를 자력 충당할 수 없는 곤궁한 상태이고 ▲ 부모가 사회적 지위에 맞는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여력이 있을 때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둘째가 요구하는 억대의 유학비는 부모가 지원할 의무가 있는 ‘통상적인 생활에 필요한 비용’의 한도를 넘어서는 것으로, A씨가 부담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 관계자는 “부모의 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는 미성년 자녀와는 달리 어디까지나 2차적 의무에 불과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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