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가게는 좀…” 마라탕도 된서리

“중국인 가게는 좀…” 마라탕도 된서리

손지민 기자
입력 2020-02-03 21:14
수정 2020-02-04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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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여파에 손님 끊겨… 일부는 휴업

춘제 고향 다녀왔을 거란 불안에 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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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가게는 춘제(중국 설 연휴)를 맞아 문을 닫았다. 한 마라탕집은 가게 앞에 오는 20일까지 영업을 쉰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일부 가게는 춘제(중국 설 연휴)를 맞아 문을 닫았다. 한 마라탕집은 가게 앞에 오는 20일까지 영업을 쉰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이 거리 마라탕집들 한번 둘러봐도 알 거예요. 신종 코로나 이후로 얼마나 어려워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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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의 한 마라탕집이 점심때도 손님 없이 텅 비어 있다.
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의 한 마라탕집이 점심때도 손님 없이 텅 비어 있다.
3일 낮 12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한 마라탕 가게에서 일하는 중국 국적 종업원은 뚝 끊긴 손님들의 발걸음에 한숨을 내쉬었다. 점심시간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가게는 텅 비어 있었다. 테이블 12개가 마련된 이 가게는 평소 점심때면 마라탕을 먹으려는 손님으로 꽉 찬다. 한국에서 1년 반을 살았다는 이 종업원은 “연휴 때도 한국에 있었고 중국에 간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신종코로나 사태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같은 거리에서 영업 중인 다른 마라탕집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화여대 앞 마라탕집 사장과 종업원들은 입을 모아 “거리에 오가는 사람 자체가 줄었다”면서 “중국인 손님조차 잘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맵고 얼얼한 탕’이라는 뜻의 마라탕은 각종 채소와 고기, 면 등을 취향에 맞게 골라 넣을 수 있는 중국 쓰촨 지방 음식이다. 약 2년 전부터 중독적인 맛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며 국내 주요 번화가에 재한 중국인, 중국 동포들이 잇달아 가게를 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우한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마라탕집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국내 마라탕집 사장·종업원이 중국인인 경우가 많은데 춘제 기간 이들이 중국 고향에 다녀오지 않았겠느냐는 불안 때문이다. 이날 둘러본 이화여대 앞 일부 마라탕집에는 영업을 쉰다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평소 마라탕을 즐긴다는 최모(27)씨는 “춘제 기간 휴무였던 마라탕집은 방문하기 더 꺼려진다”며 “마라탕집은 위생 논란도 있었는데 당분간 찾지 않을 생각”이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글 사진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02-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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