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으며 손수레로 배송… 호소문 붙이자 ‘주거 침입’ 고발

욕먹으며 손수레로 배송… 호소문 붙이자 ‘주거 침입’ 고발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04-28 12:21
수정 2021-06-01 14:1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고덕 아파트 “집앞에 유인물 부착”
주거침입 혐의로 택배기사들 고발  

이미지 확대
사진은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달 19일 배달차량 지상 진입을 전면 금지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농성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2021. 4. 19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사진은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달 19일 배달차량 지상 진입을 전면 금지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농성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2021. 4. 19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단지 내 택배 차량 출입을 금지시킨 뒤 손수레로 문앞까지 배송할 것을 요구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가 급기야 택배기사들을 주거 침입 혐의로 고발했다.

강동경찰서는 지난 13일 아파트 측으로부터 112 신고를 접수받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소환 조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고발인과 피고발인 모두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측은 이와 관련 이날 오후 1시 강동경찰서 앞에서 아파트 입주민과 경찰을 향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택배기사들이 일일이 손수레로 배달하면서 호소문을 붙인 건데 이걸 현행법상 주거침입으로 신고한 것이다. 정말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서울 강동구 고덕신도시의 이 아파트는 지상공원형으로 지어져 택배차량은 지하주차장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제한 높이는 2.3m에 불과해 저상차량이 아닌 일반 택배차량은 진입이 불가능하다. 사진은 한 택배기사가 아파트 입구에 차량을 주차한 뒤 택배상자를 손수레에 옮겨 각 세대로 배송 중인 모습. 2021.4.14 서울신문 DB
서울 강동구 고덕신도시의 이 아파트는 지상공원형으로 지어져 택배차량은 지하주차장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제한 높이는 2.3m에 불과해 저상차량이 아닌 일반 택배차량은 진입이 불가능하다. 사진은 한 택배기사가 아파트 입구에 차량을 주차한 뒤 택배상자를 손수레에 옮겨 각 세대로 배송 중인 모습. 2021.4.14 서울신문 DB
아파트 측은 택배기사들이 집 앞에 유인물을 부착하고 있다며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유인물에는 택배기사들의 노동 현실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총 5000세대의 규모로 알려진 해당 아파트는 지난 1일부터 주민 안전과 보도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택배차량의 진입을 막아 논란이 일었다. 저상 차량에 한해 지하 출입구 이용을 허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손수레로 각 세대까지 배송하도록 했다.

택배 기사들은 문앞배송 중단을 결정하며 일시적으로 정문에 택배가 쌓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저상 차를 쓰면 짐을 3분의 2밖에 못 싣는데다, 허리 부상 위험이 커지지만 일부 주민들은 택배 기사들에게 “분실되면 책임질 거냐”, “본사에 민원을 넣겠다”는 항의에서부터 “언론에 보여 주기 위해 내 택배를 이용하느냐”, “참 못됐다”는 비아냥과 비난을 퍼부었다.

조롱하고 협박하는 일부 주민들의 문자 폭탄에 시달리던 택배 기사들은 결국 다시 손수레를 끌고 문 앞 배송을 재개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