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살인죄’ 양모 장씨에 사형 구형
학대 방치한 양부도 실형 피하긴 어려울 듯
‘정인이를 품에 안고’
생후 16개월 된 정인양을 입양 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양천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에 대한 5차 공판이 열린 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2021.4.7 뉴스1
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오는 14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를 받는 양모 장모씨와 아동학대 등 혐의를 받는 양부 안모씨의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장씨는 지난해 6월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하고 10월 13일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기소 됐다. 안씨도 아내 장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양모 장모씨가 생후 16개월된 정인이에게 장기간 학대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양부 안모씨가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1. 1. 13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당초 검찰은 양모 장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가 결심 공판에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위적 공소사실은 살인죄로, 예비적 공소사실은 아동학대치사로 공소장을 변경해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 보호관찰 5년도 요청했다.
양부 안씨에 대해서는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안씨에게도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 10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입양하지 않았으면 피해자는 다른 부모로부터 한창 사랑을 받으면 쑥쑥 자랐을지도 모른다”며 “피해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입양돼 초기부터 귀찮은 존재가 됐고 수시로 방치당하고 감당 못 할 폭행을 당한 뒤 치료받지도 못하다가 생을 마감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입양아동 정인이를 학대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모씨가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을 마친 뒤 신변보호를 받으면서 법원 건물을 나서고 있는 모습. 이날 양부는 법원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2021.2.17 연합뉴스
같은날 법정에서는 정인양이 사망하던 날 장씨가 병원에서 ‘정인양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도 어묵 공동구매에 나선 사실 등도 공개됐다. 사망 다음 날에도 지인과 “다음에 또 공동구매하자”는 등 평상시와 다름없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장씨와 안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을 보면 장씨의 살인 고의성을 시사하는 내용과 안씨도 아내의 학대행위를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내용 등이 담겼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