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민아, 사랑한다” 물놀이 사고로 뇌사…5명 살리고 떠난 대학생

“규민아, 사랑한다” 물놀이 사고로 뇌사…5명 살리고 떠난 대학생

윤예림 기자
입력 2025-09-24 10:33
수정 2025-09-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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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폐장, 간장, 양쪽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난 김규민(21)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심장, 폐장, 간장, 양쪽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난 김규민(21)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스물한살 꽃다운 나이에 안타까운 사고로 뇌사상태가 된 김규민씨. 김씨의 가족은 하나뿐인 아들의 일부가 이 세상에 남아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24일 한국조직기증원은 김씨가 포항세명기독병원에서 심장, 폐장, 간장, 양쪽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한 뒤 지난 19일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김씨는 앞서 14일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다 익수 사고를 당했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김씨는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젊은 나이에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김씨의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것을 보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상황에 힘들었지만,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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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폐장, 간장, 양쪽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난 김규민(21)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심장, 폐장, 간장, 양쪽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난 김규민(21)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김씨는 강원 삼척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모님께는 애교가 많은 착한 아들이었고, 4살 아래 여동생에게는 뭐든지 말하면 들어주는 자상한 오빠였다.

김씨는 데이터 센터에서 근무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꿈꿨다. 그는 포항에 있는 공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등 꿈을 위해 늘 노력했다.

축구, 클라이밍, 기타, 피아노 등 다양한 취미에도 관심을 가지던 성실한 청년으로 가족들은 기억한다.

김씨의 아버지는 “아빠,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 주고 또 커다란 기쁨을 안겨준 사랑하는 규민아. 하늘에서 못 이룬 꿈 다 이루고 예쁜 별이 돼서 하고 싶었던 것들 모두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라며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너무 보고 싶지만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면서 우리 가족도 잘 살아갈게. 사랑한다, 아들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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