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오해가 ‘살인’으로…장애인 동료 사이에 벌어진 참극

사소한 오해가 ‘살인’으로…장애인 동료 사이에 벌어진 참극

입력 2016-09-30 13:51
수정 2016-09-3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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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욕을 했다고 착각해 흉기를 동료에게 던진 육가공업체 장애인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1년 전 전북 익산의 한 육가공업체에 취직한 이모(22)씨는 지적장애 3급에도 불구하고 착실히 회사에 다녔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 나이였지만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남들이 다소 꺼리는 닭고기 해체 작업을 맡았다.

한 작업대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 전모(71)씨는 2년 전 이 회사에 입사한 ‘선배’였다.

전씨는 언어장애와 청각장애가 있어 이씨와 별다를 것 없는 처지였다.

이들은 서로 장애가 있던 터라 마땅한 대화도 나누지 못하고 직장 동료로만 지냈다.

지난 29일 오후 1시 30분께.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작업대에서 일하고 있던 이씨는 답답함을 느꼈다.

작업대에 닭고기를 올려주던 전씨 행동이 평소보다 느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전씨에게 작업을 재촉했지만, 청각장애가 있는 전씨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이 찰나에 언어장애가 있는 전씨가 어눌하게 몇 마디 언성 높여 말하자 이씨는 자신에게 ‘욕을 한다’고 착각했다.

화가 난 이씨는 홧김에 고기를 해체할 때 사용하는 작업용 도구를 전씨에게 던졌다.

불과 2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던 전씨 가슴에 이 도구가 정확히 꽂혔다.

전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주변에 있던 회사 동료들이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

전씨는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출혈이 심해 끝내 숨졌다.

무슨 상황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분간할 수 없었던 이씨는 동료들이 시키는 대로 사무실 의자에 앉아있었다.

출동한 경찰은 사무실에 있던 이씨를 체포해 경찰서로 연행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전씨가 자꾸 욕을 하길래 흉기를 집어 던졌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가 안타깝게도 가까운 거리에서 흉기를 맞아 사망한 것 같다”며 “이씨가 사건 현장을 떠나지 않고 사무실에 그대로 남아있던 점 등을 미뤄 고의로 살해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산경찰서는 30일 상해치사 혐의로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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