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5곳 이상서 신청 추진
올해 5개 안팎의 법인이 사이버대에 도전장을 낼 전망이다. 덕성여대가 여대 가운데 처음으로 사이버대 설립을 추진한다. 대학 구조조정 등 위기가 확산되면서 미래를 보고 투자하겠다는 의도다.교육부 관계자는 24일 “이달 말 마감하는 사이버대 설립 신청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개 이상의 법인이 신청서를 낼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덕성여대 이사회는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가칭 ‘덕성사이버대’를 내년에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교육부에 설립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 모집 정원은 900명쯤으로 8개 학과에 30여개 과목을 개설하는 게 목표다. 덕성여대 법인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글로벌 관련 학과 위주로 설립 계획서를 낼 예정”이라며 “4개 학과를 우선 설립하고 단계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들이 사이버대 설립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장기적인 성장 모델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라는 게 교육계 안팎의 분석이다. 현재 사이버대는 모두 21곳으로, 2001년 최초 9개 사이버대가 설립된 후 이듬해 15개까지 늘어나고 매년 1~2개씩 설립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매년 5개 안팎의 법인이 사이버대를 설립하겠다고 승인 신청을 냈지만 2012년 건양사이버대 이후 2년 동안 한 곳도 승인을 받지 못했다. 2007년 고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사이버대가 정식 학위수여 대학으로 인정받으면서 설립 조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은 기존의 사이버대 인수를 통한 ‘우회상장’을 노리기도 한다. 숭실대는 2012년 한국사이버대를 인수해 숭실사이버대를 설립했다. 김은기 숭실사이버대 기획처장은 “한국사이버대 인수는 온오프라인 교육의 시너지를 위한 것”이라면서 “사이버대를 갖추지 못한 오프라인 대학은 향후 도태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사이버대에서도 희비는 엇갈린다. 한양대, 고려대, 경희대를 비롯해 서울디지털대, 서울사이버대 등 입학생 2000여명 이상 대형 대학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초창기 사이버대 중 일부는 부실이 이어져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서울 모 사이버대는 2년 전 인수자를 찾기 전 어려움을 겪었고, 지방의 소규모 사이버대 몇 곳도 인수자를 기다리고 있다. 박상현 경희사이버대 기획처장은 “2001년 사이버대가 처음 설립된 후 지금까지 계속 투자를 한 사이버대와 그러지 못한 사이버대 간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4-03-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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