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가 엄마에게 상을 차려 드릴게요”

“이제 제가 엄마에게 상을 차려 드릴게요”

오세진 기자
입력 2017-05-20 21:40
수정 2017-05-20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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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동시 한 편, 모두를 울리다

“우리 엄마께서 암으로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가난했지만 엄마와 함께 지냈던, 엄마가 차려주셨던 밥상이 그립습니다. 무엇보다 더 보고 싶은 것은 엄마의 얼굴입니다.”

지난해 전북교육청 공모전에서 동시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동시 ‘가장 받고 싶은 상’이 최근 공개돼 누리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시는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전북교육청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됐다. 시를 쓴 주인공은 전북 부안군 우덕초등학교에 다녔던 학생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은 암투병 끝에 지난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추억하며 시를 썼다. 20일 확인한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손글씨가 눈길을 끈다.
전북교육청 페이스북
전북교육청 페이스북
전북교육청 페이스북
전북교육청 페이스북
전북교육청 페이스북
전북교육청 페이스북
전북교육청 페이스북
전북교육청 페이스북
가장 받고 싶은 상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짜증 섞인 투정에도

어김없이 차려지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그런 상

하루에 세 번이나

받을 수 있는 상

아침상 점심상 저녁상

받아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안 해도

되는 그런 상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때는 왜 못 보았을까?

그 상을 내시던

주름진 엄마의 손을

그때는 왜 잡아주지 못했을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꺼내지 못했을까?

그동안 숨겨놨던 말

이제는 받지 못할 상

앞에 앉아 홀로

되뇌어 봅니다.

“엄마, 사랑해요.”

“엄마, 고마웠어요.”

“엄마, 편히 쉬세요.”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엄마상

이제 받을 수 없어요.

이제 제가 엄마에게

상을 차려 드릴게요

엄마가 좋아했던

반찬들로만

한가득 담을게요.

하지만 아직도 그리운

엄마의 밥상

이제 다시 못 받을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울 엄마 얼굴(상)
 

시의 마지막 장에는 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밥상 앞에서 웃는 얼굴로 서 있는 모습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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