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마다 2.6일 빨리 찾아오는 봄

10년마다 2.6일 빨리 찾아오는 봄

이슬기 기자
입력 2015-03-01 23:46
수정 2015-03-02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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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영향… 1980년대 이후 급속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봄 시작일이 지난 37년간 열흘 정도 당겨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권재일 기상청 예보국 연구원과 최영은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는 지난해 말 대한지리학회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앙상블 경험적 모드 분해법을 이용한 우리나라 봄 시작일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1974년부터 2011년까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43개 지점의 일평균기온 자료를 토대로 ‘봄 시작일’을 분석했다. 기상학적으로 봄 시작일은 ‘일평균 기온이 섭씨 5도 이상으로 올라가 다시 떨어지지 않는 날’을 뜻한다. 연구기간 중 우리나라의 평균 봄 시작일은 3월 11일로 조사됐다. 위도와 고도가 높을수록, 해안에서 내륙으로 갈수록 봄이 더디게 찾아왔다. 가장 빨리 봄이 시작된 지역은 부산(2월 18일)이고 대관령(4월 9일)은 그보다 최대 50일 늦게 봄이 시작됐다.

봄 시작일은 10년당 2.6일, 연구 대상 기간인 37년간 열흘 정도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된 1980년대 후반 이후 변화 속도가 가팔랐다. 변화는 남해안과 동해안 지역에서 뚜렷했고 내륙과 서해안 지역에서는 비교적 더뎠다. 부산의 봄 시작일은 10년당 5.4일이 빨라져 37년간 약 21일이나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봄 시작일이 당겨진 원인과 관련, “지구 온난화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한 해에는 우리나라 봄 시작일도 빨라졌다. 또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거나 북반구에 존재하는 추운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일 또는 수십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인 ‘북극진동’이 약할 때 봄이 앞당겨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시화의 영향도 컸다.

권 연구원은 “학문적인 의미 못지않게 봄꽃 축제나 관광산업 등 ‘봄이 언제 시작되느냐’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 관련 산업에 이번 연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5-03-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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