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재판서 ‘김석동 즉석청탁’ 진실 공방

박지원 재판서 ‘김석동 즉석청탁’ 진실 공방

입력 2013-09-02 00:00
수정 2013-09-0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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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메모받고 한시간뒤 통화”…변호인 “그 시간엔 통화 안했다”

저축은행으로부터 수천만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박지원(71) 의원의 재판에서 그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에게 청탁전화를 했는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박 의원이 2011년 3월9일 오후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과 오문철 보해저축은행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경영평가위원회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박 의원이 그 시간 통화를 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함에 따라 통화 여부가 양측 주장의 신빙성을 가릴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전 위원장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정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는 못했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중이던 김 위원장은 “오전 11시께 수행비서를 통해 박 의원에게 전화가 왔다는 보고를 받았고 그날 통화를 했을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통화 시점과 내용은 기억하지 못했다.

검찰과 변호인은 당시 정무위원회 회의를 녹화한 동영상을 여러 차례 틀며 공방을 벌였다.

동영상을 보면 박 의원이 원내대표실에서 임 전 회장 등을 만난 오후 4시부터 20여분 동안 김 전 위원장은 자리를 뜨거나 통화를 하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적어도 그 시간에는 통화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오후 4시16분께 금융위 직원이 김 전 위원장에게 쪽지를 전달하는 모습이 잡혔다. 김 전 위원장은 “국회 회의중에 메모가 들어올 정도면 여야 원내대표나 청와대 정책실장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간 가량 뒤에는 김 전 위원장이 직원에게 휴대전화를 건네받고 약 18분 동안 자리를 비웠다. 검찰은 김 전 위원장이 회의장에 돌아와 착석한 직후 박 의원이 임 전 회장에게 전화를 건 통화내역을 공개했다.

변호인은 박 의원이 임 전 회장 등을 만난 시간에는 통화한 사실이 없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박 의원의 전화를 알리는 목적이 아니라 회의중 답변에 대한 실무자의 의견을 적은 쪽지일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업무를 자세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답변과 관련해 쪽지를 전달받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김성래 전 썬앤문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그는 박 의원과 오 대표 등의 면담자리를 주선했다고 검찰이 지목한 인물이다.

박 의원은 2008∼2011년 오 대표 등 저축은행 관계자들에게서 세 차례에 걸쳐 8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9월 불구속 기소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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