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소장 “사무사·무불경 자세 잃지 않고자 노력” 방청석선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살해한 날” 고성

헌재소장 “사무사·무불경 자세 잃지 않고자 노력” 방청석선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살해한 날” 고성

입력 2014-12-20 00:00
수정 2014-12-20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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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순간 대심판정 표정

“피청구인 통합진보당을 해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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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한 재판관들에게 항의하던 권영국 변호사가 입이 틀어막힌 채 법정 밖으로 끌려 나가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19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한 재판관들에게 항의하던 권영국 변호사가 입이 틀어막힌 채 법정 밖으로 끌려 나가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19일 오전 10시 40분 서울 종로구 재동의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주문이 울려 퍼지자 장내는 술렁거렸다. 위헌정당 태스크포스 팀장인 정점식(법무연수원 기획부장) 검사장을 비롯한 법무부 측 인사들은 옅은 미소를 머금으며 승리를 기뻐했다. 반면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통합진보당 측은 서로 어깨를 다독이며 고개를 떨궜다. 방청석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헌법이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살해한 날”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일부 방청객은 “8대1이 말이 되느냐. 이게 나라냐”며 흥분했다.

앞서 대심판정은 아침 일찍부터 긴장감에 휩싸였다. 방청석 입실은 오전 9시 20분부터 시작됐다. 5분 뒤 정 검사장을 비롯한 법무부 측 인사 5명이 입실했다. 통합진보당 측은 9시 48분 김선수 변호사를 필두로 대심판정에 속속 도착했다. 10시쯤 도착한 이 대표는 김 변호사와 웃으면서 악수를 나눈 뒤 착석했지만 이내 굳은 표정을 지었고 말을 아끼며 법무부 측을 응시했다. 120여석의 대심판정 좌석이 가득 차면서 극도의 긴장감이 흘렀다.

10시 1분 입정해 착석한 박 소장 등 헌재 재판관 9명의 표정에는 고뇌의 흔적이 역력했다. 이어 10시 5분 정적을 깨고 박 소장이 결정문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사무사’(思無邪), 생각과 판단에 있어 삿됨이 없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무불경’(毋不敬)의 자세를 잃지 않고자 노력해 왔다.” 박 소장의 목소리는 이번 선고가 향후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한 듯 차분하면서도 단호했고 또 무거웠다. 양측은 박 소장이 30여분에 걸쳐 결정 이유를 낭독하는 동안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엇갈린 표정을 지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4-12-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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