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의혹 못 밝히고 횡령 금액만 추가 확인…검찰 “수사 이제부터”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이 재판에 넘겨졌다.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황종근)는 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강태용을 구속 기소했다.
강태용에게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배임,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공여,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도 적용했다.
강씨는 조희팔이 운영한 유사수신 회사의 범죄 수익금 252억여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돈은 중국 도피 자금으로 주로 사용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그러나 강태용이 챙긴 돈 일부가 뇌물 등으로 사용됐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뇌물공여 및 범죄수익 은닉 혐의도 드러났다. 강태용은 2007년 8월 조희팔 사건 수사를 담당한 정모(40·구속) 전 경사에게 수사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5천만원씩 2차례에 걸쳐 1억원을 건넸다.
강태용은 지인과 친인척 등을 통해 61억여원의 범죄수익금을 은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강태용은 2004년 10월부터 2008년 10월 사이 조희팔과 함께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투자자 2만9천200여명을 끌어모아 2조7천982억원을 가로챘다.
대구지검은 강태용을 기소한 뒤에도 정관계 로비의혹과 비호세력 실체, 은닉재산 행방, 조희팔 생존 의혹 등을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강태용이 검거된 이후 조희팔 일당이 이용한 800여명의 차명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실제 조희팔 일당이 이용한 계좌가 1천개가 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죽었다’는 조희팔에게 미루거나 모르쇠로 버티면서 검찰수사가 강씨에게 끌려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강태용 검거 이후 조희팔 자금 은닉을 도운 조씨 아들 선배를 구속한 것 외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강태용 기소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서 “그동안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는 앞으로 구체적인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태용은 2008년 11월 중국으로 달아났다가 지난해 10월 10일 현지 공안에 붙잡힌 뒤 지난달 16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