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보고서 조작 교수 2년형 선고에 “우리 애 2년밖에 못 살았는데” 통곡

옥시 보고서 조작 교수 2년형 선고에 “우리 애 2년밖에 못 살았는데” 통곡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6-09-29 22:28
수정 2016-09-30 01:4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뒷돈’ 서울대 수의대 교수 1심…피해 가족 “믿었던 사법부마저”

“우리 아이는 겨우 28개월밖에 살지 못했어요. 그런데 겨우 2년형이 말이 되나요….”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로부터 뒷돈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과 관련해 옥시 측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 준 서울대 수의대 조모(67) 교수에 대한 1심 선고가 진행된 2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 재판부가 그에게 징역 2년 등의 형을 선고하자 방청석에 앉아 있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10여명이 신음에 가까운 오열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일부 유가족은 재판부를 향해 “이게 재판이냐. 형량이 너무 낮다”고 외쳤다.

가습기 살균제로 자식을 잃은 30대 여성 두 명은 재판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법정 앞 복도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법정에 온 다른 방청객들도 이들의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들 중 한 명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결국 119구조대의 손에 의해 응급실로 실려 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남성민)는 수뢰후부정처사죄와 증거위조죄 등으로 기소된 조 교수에게 징역 2년과 벌금 2500만원, 추징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조 교수는 독성학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데도 옥시 측 금품을 받고 연구 윤리를 위반하며 그릇된 보고서를 냈고, 이는 결국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 원인을 파악하는 데 장애 요소가 됐다”며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검찰 구형량보다는 1년을 감형했다. 이에 피해자 모임 측은 “검찰의 구형량도 부족한데 진실의 문을 열 마지막 보루라 믿어 왔던 사법부조차 고작 징역 2년형을 선고하다니 참담하다”며 재판부를 비난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6-09-30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