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사이버사와 청와대 ‘소통 채널’ 지목…청와대 보고라인 본격 수사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8일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으로 당시 청와대를 향한 수사에 나섰다.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김태효 전 비서관의 성균관대 교수 사무실과 서울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 ’군 댓글 관여’ 김태효 전 비서관 사무실 압수수색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28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사건과 관련 김태효 전 청와대 비서관의 개입 혐의를 포착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지난 2010년 한 토론회에서 기조연설하는 김태효 전 비서관. 2017.11.28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온라인 정치관여 활동을 벌이고, 심리전단 요원을 증원하는 등의 과정에 김 전 비서관이 개입한 정황을 수사하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부터 청와대 참모진에 합류해 2012년까지 대외전략비서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냈다.
그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사이버사령부 산하 심리전단 요원을 증원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람을 뽑아라’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관련 회의에서 ‘VIP 지시사항’으로 군 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군 사이버사와 청와대 사이의 채널 역할을 한 만큼, 정치공작 활동에 이 전 대통령의 지시·관여가 있었는지를 규명할 핵심 인물로 꼽히기도 한다.
향후 검찰 수사는 사이버사와 국방부를 넘어 당시 청와대의 개입 의혹을 향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조만간 김 전 비서관을 비롯한 당시 청와대 보고라인 주요 인사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공작 활동을 지시하고 인사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됐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이 최근 구속적부심사를 받고 석방돼 주춤했던 검찰 수사도 김 전 비서관에 대한 수사 상황에 따라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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