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지휘권 뭐기에… 2005년 “檢 중립” 항변 김종빈 전 총장 사퇴

수사 지휘권 뭐기에… 2005년 “檢 중립” 항변 김종빈 전 총장 사퇴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8-05-15 22:16
수정 2018-05-15 22:2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검란 사태’의 역사

중수부 폐지 추진 한상대 전 총장
2012년 내부 반발 부딪쳐 퇴진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논란이 문무일 검찰총장을 비롯해 검찰 수뇌부의 리더십을 흔들고 있다. 과거 검란(檢亂) 사태를 연상시키는 측면도 있다.

검찰 역사를 보면 수사 외압 의혹, 수사지휘권 행사 논란은 총장 낙마로 이어지기도 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수사 당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불구속 수사 지휘를 장고 끝에 수용한 뒤 사표를 낸 김종빈 전 총장이 대표적이다. 수사지휘권은 검사를 지휘하는 권한으로 검찰청법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당시 천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게는 사실상 사문화됐던 수사지휘권을 사상 최초로 발동했고, 김 전 총장은 특정 사건 처리에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아들인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이 어렵다고 항변하며 사퇴했다.

내부 반발 때문에 임기를 못 채운 총장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김준규 전 총장은 2011년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 파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임기를 한 달 앞둔 채 퇴임했다. 2012년후임 한상대 전 총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등의 개혁안을 밀어붙이다 당시 최재경 중수부장을 비롯한 내부 반발에 부딪힌 끝에 퇴진했다. 중수부 폐지 논란이 본격화되기 전에도 저축은행 비리 수사 과정에서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 간 갈등이 불거졌었다.

역대 검란에서 수뇌부와 반발하는 검사들 간 입장 차가 분명했지만, 이번 강원랜드 수사팀과 수뇌부 간 갈등은 수사방향 조율 과정에서 촉발된 양상이다. 해석의 차이로 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수사팀은 “공언과 다르게 문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고 주장했지만, 대검 측은 “문 총장은 재수사 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고, 수사를 마친 뒤 보고를 받고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수뇌부에 대한 기소,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문 총장이 결정한 바도 없다고 대검 측은 부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8-05-16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