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서 술 마신 10대 혼낸 업주 ‘아동학대’ 벌금형

노래방서 술 마신 10대 혼낸 업주 ‘아동학대’ 벌금형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24-05-11 23:31
수정 2024-05-1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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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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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에서 몰래 술을 마신 10대 학생들을 잡아두고 진술서를 적게 하고 훈계한 50대 업주가 아동학대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지난 10일 광주지법 형사10단독 나상아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감금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광주에서 운영 중인 자신의 노래연습장에서 15~16세 여학생 손님 5명이 주류를 몰래 반입해 마시는 것을 발견하고 이들을 2시간 동안 감금하고 괴롭힌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들 일행이 몰래 숨겨 가져온 술을 마시는 모습을 발견하고 화가 나 훈계 명목으로 무릎을 꿇게 하는 벌을 줬다. 노래방 내 호실에서 나오려 하자 “다시 들어가라”며 귀가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또 이들에게 “이름, 연락처, 부모 연락처, 재학 중인 학교 등을 진술서에 적어라. 안 쓰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검사는 A씨의 행동이 청소년인 일행에게 공포심을 주는 감금·협박에 해당, 정서적 학대 행위로 판단했다. 하지만 A씨는 훈계하는 차원이었을 뿐, 피해자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거나 감금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가 귀가하겠다는 피해자 1명을 막고, 피해자들에게 소리를 지른 점, 미성년자들이 음주가 금지된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된 두려움에 피고인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해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학생들이 귀가하려는 것을 막으며 노래연습장에 가둬놓은 것은 감금죄에 해당한다”며 “피해자들의 의사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강압적 행위로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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