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주시대 열다] 나로호가 걸어온 길

[한국 우주시대 열다] 나로호가 걸어온 길

입력 2013-01-31 00:00
수정 2013-01-3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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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는 2002년 8월 100㎏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는 발사체 기술 개발 확립이 목적인 ‘소형위성 발사체 개발사업’으로 시작됐다. 3차 발사를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8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나로호를 우주로 쏘아 올리기 위한 본격적인 시도는 2004년 9월 ‘한·러 우주기술협력협정’ 체결에서 출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04년 10월 러시아 국영기업인 흐루니체프사와 한국 우주발사 시스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에는 1단 로켓 공동개발 및 기술 이전이 당연시됐다. 하지만 2006년 10월 한·러 우주기술보호협정(TSA)을 체결하면서 공동개발이 아닌 1단 구매로 계약이 바뀌었다.

나로호는 2009년 8월 첫 발사의 역사를 썼지만 위성을 덮고 있는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실패했다. 2010년 6월 2차 발사는 발사 후 2분여 만에 공중에서 폭발해 추락했다. 당시 한국 측은 1단 추진 시스템 이상 작동과 1, 2단 연결부의 부분 파손을 원인으로 제시했지만, 러시아 측은 상단비행종단시스템(FTS)의 오작동을 이유로 들었다. 결국 양측이 제기한 실패 가설을 지상에서 검증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모든 부분에 대해 개선·보완을 하기로 합의했다. 항우연과 흐루니체프사는 지난해 12월 3차 발사 준비에 착수, 올 1월 ‘나로호 3차 발사 종합점검단’ 활동을 시작하면서 1, 2차 발사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을 보완했다. 나로호에 탑재하기 위해 만들었던 과학기술위성이 두 번의 발사 실패로 모두 없어져 과학기술위성 2호 검증체를 개조한 ‘나로과학위성’도 만들었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았던 3차 발사도 앞서 두 번이나 연기됐다. 지난해 10월 26일에는 발사 예정 시간을 5시간 30분 앞두고 러시아 측이 제작한 1단과 발사대를 연결하는 어댑터 블록의 고무링 모양 실(seal)이 파손되면서, 한 달여 뒤인 11월 29일 오후 4시로 예정됐던 2차 시도는 상단의 전기모터 펌프에서 문제가 발견돼 예정 시간을 단 16분 남기고 발사를 중단했다. 결국 나로호는 두 번의 발사 실패와 3차 발사만 두 번의 발사 연기라는 순탄치 않은 여정 끝에 이날 극적으로 성공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고흥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3-01-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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