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포스트시즌은 올해도 허무하게 끝났다.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에서 3년 연속 탈락했다. 이번에는 2연승 뒤 내리 3패였다. 팬들은 실망했고 구단은 책임자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와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단기전에 약하다.”, “우승에는 부적합한 감독이다.”라는 비난도 일리가 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시리즈 내내 상대 분위기를 끊고 흐름을 찾아오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대로 한국야구에 맞지 않는 감독이었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3년 연속 포스트시즌 1라운드에서 탈락한 감독이라면 자리 지키기가 힘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롯데는 감독을 교체했고, 그것 자체는 구단 경영진으로서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테다.
왜 조금 더 지켜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은 가능하다. 로이스터 전 감독의 실험은 진행 중이었다. 시즌 막판, 롯데 선수들은 “이제야 로이스터 야구를 알 것 같다.”고 했다. 로이스터의 야구는 가르치지 않는다. 스스로 판단하고 고민하게 한다. 로이스터는 선수들에게 직접 싸우고 느낄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두려워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No Fear’다. 그러는 사이 선수들은 놀랄 만큼 성장했다. 두려움을 버렸고 스스로 이기는 법을 깨쳐갔다.
포스트시즌 실패도 로이스터식 야구 때문이었다고 단정하기는 무리다. 한 야구인은 “롯데는 정규시즌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포스트시즌을 돌파하려 했다. 단점을 억지로 메우려는 것보다 현명한 판단으로 보였다.”고 했다. 그러나 ‘홍·대·갈’ 트리오가 부상과 출장정지로 좋지 않았다. 로이스터의 인터뷰대로 이들이 클러치 히팅만 해줬다면 롯데는 롯데답게 이겼을 테다. 그게 안 됐고 롯데는 그들의 야구를 못했다. 로이스터에게 필요했던 건 ‘단기전을 치르는 기술’이 아니라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나간 얘기일 뿐이다. 구단은 모든 것을 고려해 선택을 했을 것이다. 밖에서 보이지 않는 다른 요소들도 감안했을 테다. 거기에 딴죽을 걸 수는 없다. 문제는 헤어지는 과정이다. 잘 헤어져야 했다. 이유는 많다. 무엇보다 많은 롯데팬이 로이스터를 사랑했다. 지난 8월 연임지지 광고까지 나왔다. 어찌 됐든 팬들과 가까웠던 감독이다. 그렇게 상처줘서는 안 되는 거였다. 상처는 로이스터만이 아니라 팬들도 나눠 가지게 되어 있다. 더구나 롯데는 안 좋은 이별의 전례를 많이 가진 팀이다. 최동원-김용철-마해영이 모두 그렇게 팀을 떠났다. 불과 몇년 전 양상문 전 감독도 비슷한 과정을 통해 해고됐다. 모두 뒷맛이 좋지 않았다. 성적과 팬심이 함께 흔들렸다. 물론 내년시즌 기대 이상 성적이 나온다면 조용히 묻힐 수도 있다. 그러나 속에 난 상처는 오래가고 은근하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단기전에 약하다.”, “우승에는 부적합한 감독이다.”라는 비난도 일리가 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시리즈 내내 상대 분위기를 끊고 흐름을 찾아오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대로 한국야구에 맞지 않는 감독이었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3년 연속 포스트시즌 1라운드에서 탈락한 감독이라면 자리 지키기가 힘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롯데는 감독을 교체했고, 그것 자체는 구단 경영진으로서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테다.
왜 조금 더 지켜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은 가능하다. 로이스터 전 감독의 실험은 진행 중이었다. 시즌 막판, 롯데 선수들은 “이제야 로이스터 야구를 알 것 같다.”고 했다. 로이스터의 야구는 가르치지 않는다. 스스로 판단하고 고민하게 한다. 로이스터는 선수들에게 직접 싸우고 느낄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두려워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No Fear’다. 그러는 사이 선수들은 놀랄 만큼 성장했다. 두려움을 버렸고 스스로 이기는 법을 깨쳐갔다.
포스트시즌 실패도 로이스터식 야구 때문이었다고 단정하기는 무리다. 한 야구인은 “롯데는 정규시즌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포스트시즌을 돌파하려 했다. 단점을 억지로 메우려는 것보다 현명한 판단으로 보였다.”고 했다. 그러나 ‘홍·대·갈’ 트리오가 부상과 출장정지로 좋지 않았다. 로이스터의 인터뷰대로 이들이 클러치 히팅만 해줬다면 롯데는 롯데답게 이겼을 테다. 그게 안 됐고 롯데는 그들의 야구를 못했다. 로이스터에게 필요했던 건 ‘단기전을 치르는 기술’이 아니라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나간 얘기일 뿐이다. 구단은 모든 것을 고려해 선택을 했을 것이다. 밖에서 보이지 않는 다른 요소들도 감안했을 테다. 거기에 딴죽을 걸 수는 없다. 문제는 헤어지는 과정이다. 잘 헤어져야 했다. 이유는 많다. 무엇보다 많은 롯데팬이 로이스터를 사랑했다. 지난 8월 연임지지 광고까지 나왔다. 어찌 됐든 팬들과 가까웠던 감독이다. 그렇게 상처줘서는 안 되는 거였다. 상처는 로이스터만이 아니라 팬들도 나눠 가지게 되어 있다. 더구나 롯데는 안 좋은 이별의 전례를 많이 가진 팀이다. 최동원-김용철-마해영이 모두 그렇게 팀을 떠났다. 불과 몇년 전 양상문 전 감독도 비슷한 과정을 통해 해고됐다. 모두 뒷맛이 좋지 않았다. 성적과 팬심이 함께 흔들렸다. 물론 내년시즌 기대 이상 성적이 나온다면 조용히 묻힐 수도 있다. 그러나 속에 난 상처는 오래가고 은근하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0-10-29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