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BASEBALL] 사자성어로 본 8개 구단 궤적

[2010 BASEBALL] 사자성어로 본 8개 구단 궤적

입력 2010-12-15 00:00
수정 2010-12-15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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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시즌이 지나간다. 2010년 프로야구는 이제 팬들의 가슴 속에 묻힌다. 올 시즌은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8개 팀이 얼기설기 드라마를 만들었다. 투타에서 세계기록이 쏟아졌고 역대 최다 관중이 들어찼다. 올 시즌 한 장면 한 장면을 다시 다 그려낼 수는 없다. 뭉뚱그려 보자. 8개 팀의 궤적을 사자성어로 표현해 본다.

SK 일사천리(一瀉千里) 시즌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한번도 선두 자리를 안 놓쳤다. 지난 시즌 준우승이 약이 됐다. 사실 올 시즌, 정상 전력은 아니었다. 핵심 선수들이 수술과 입대로 빠져나갔다. 그래도 팀은 흔들리지 않았다. 모자란 구석을 돌아가며 메워 냈다. 개인은 약해도 팀은 21세기 최강팀이다.

삼성 당랑거철(螳螂拒轍) 두산과 플레이오프가 끝난 시점만 해도 사기가 하늘을 찔렀다. 야구는 흐름이고 삼성은 흐름을 잡았다. 선동열 감독은 플레이오프 동안 여유 있는 투수운용을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겁없이 SK에 덤볐다. 그러나 제대로 반항도 못하고 졌다. 4전 전패. 아직은 멀었다.

두산 도로무익(徒勞無益) 최근 몇년 동안 비슷하다. 우승 한두 걸음 앞에서 매번 미끄러진다. 올 시즌엔 특히 의욕을 불태웠다. 선발투수를 보강하고 타선 화력도 높였다. 팬들은 우승 예감에 들떴다. 그러나 데자뷔. 명승부를 연출하고도 손에 쥔 게 없다. 화려한 주역을 위한 더 화려한 조역 역할은 이제 그만두고 싶다.

롯데 오리무중(五里霧中) 도무지 알 수가 없는 팀이다. 분위기를 타면 리그 최강팀이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가 와도 감당하기 힘들어 보인다. 안 될 때는 바닥이 없다. 천하무적 야구단과 헷갈릴 수준이다. 롯데의 전력은 자신들도, 팬들도, 상대도 모른다. 감독이 바뀌면서 팀 컬러도 바뀔지가 관심사다.

●KIA 일장춘몽(一場春夢) 지난 시즌 환호가 다 사라지기도 전에 몰락했다. 1980년대 ‘해태왕조’ 부활을 꿈꿨지만 단지 꿈일 뿐이었다. 우승과 16연패 사이. KIA는 그 공간 어딘가를 오락가락하며 한 시즌을 보냈다.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KIA의 한 프런트는 “지난 시즌 우승이 꿈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LG 다사다난(多事多難) 참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올 시즌에도 시작부터 시끄러웠다. 이형종과 봉중근 아내의 항명 사건이 불거졌다. 스카우트와 신인선수 사전 접촉도 문제가 됐다. 이형종은 시즌 후반 훈련을 거부하다 선수생활을 접었다. 서승화도 인터넷에 불만을 토해냈다. 시즌 종료 뒤엔 연봉 고과 문제로 시끄럽다.

●넥센 가담항설(街談巷說)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믿어주질 않는다. ‘선수장사’ 소문은 계속해서 팀 주변을 돌고 돈다. 전적이 있다 보니 해명할수록 상황이 꼬인다. 슬슬 주변에서 군불을 때는 세력도 있다. 그래서 이제 아예 포기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넥센과 소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보인다.

●한화 무념무상(無念無想) 시즌 전부터 압도적인 꼴찌 후보였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으로 떠났다. 류현진을 빼면 변변한 투수도 찾기 힘들었다. 팬들은 팀 성적보다 류현진의 성적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어차피 8등이니까… 류현진은 팀과 팬들을 홀로 떠받쳤다. 팀은 좌우 돌아보지 않고 묵묵히 꼴찌의 길을 걸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0-12-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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