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생애 첫 우승

15년 만의 생애 첫 우승

입력 2011-06-14 00:00
수정 2011-06-1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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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 355경기 만에 감격… 청야니는 시즌 4번째 우승컵

우승은 누구에게나 값지다. 그러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3일 우승한 해리슨 프레이저(미국)와 청야니(타이완)에게는 그 의미가 다를 것 같다.

청야니는 세계 랭킹 1위로 올 시즌 2승째를 거둔 것이지만, 세계 랭킹도 고작 583위인 불혹의 프레이저는 355경기 만에 얻은 첫 우승이기 때문이다.

프레이저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사우스윈드 TPC(파70·7244야드)에서 막을 내린 페덱스 세인트주드 클래식(총상금 560만 달러)에서 연장전 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함께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로베르트 카를손(스웨덴)을 연장전 세 번째홀에서 눌렀다. 1998년 PGA에 입회한 프레이저는 지금껏 우승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해 5월 바이런넬슨 클래식에서 공동 2위를 할 때만 해도 유망주로 손꼽혔지만 지금껏 준우승 4번, 3위 6번에 그쳤다. 그나마 2006년 이후로는 3위 안에 든 적이 없었다. 2008년 12월에는 퀄리파잉스쿨을 다시 거치기도 했다.

최근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했다. PGA 투어에서 토너먼트 매니저를 하거나 스포츠 마케팅 쪽으로 진로를 바꾸려던 것. 그는 “나이 마흔에, 필드에서 15년을 보냈는데도 한 번도 우승이 없다면 이제 다른 걸 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평생의 승부였던 골프를 포기하려는 순간 거짓말같이 우승이 찾아왔다. 40번째 생일을 한 달 남겨둔 때였다.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연장전까지 치러야 했지만 연장 세 번째 홀인 12번홀(파4)에서 먼저 파를 잡았고, 카를손이 파퍼트를 놓쳐 가까스로 잡은 우승이었다.

이번 우승상금 100만 8000달러는 프레이저가 지난 두 시즌 동안 벌어들인 상금(94만 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페덱스컵 포인트도 500점을 쌓은 프레이저는 당분간 진로 모색을 뒤로 미뤄 둬야 한다. 그는 향후 2년간 모든 PGA 투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심지어 내년 마스터스에도 나갈 수 있다.

프레이저는 “성적에 너무 급급하거나 기대치를 높이지 않아 나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며 “시상식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허둥지둥했지만 그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청야니는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팬더 크리크 골프장(파72·6746야드)에서 열린 스테이트 팜 클래식에서 21언더파 267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세계 1인자의 면모를 확고히 했다. 시즌 개막전 혼다LPGA타일랜드에 이은 2승째.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호주여자오픈과 ANZ레이디스 마스터스를 포함하면 올 들어서만 4개의 우승컵을 수집한 것이다. 박세리(15언더파 273타)가 공동 5위, 신지애(미래에셋)가 공동 8위(13언더파 275타)를 기록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1-06-1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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