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훈·이수민 잇따른 승전보…일본투어보다 랭킹 포인트 높아
유럽프로골프투어가 한국남자골퍼들에게 새로운 도약의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유럽프로골프투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함께 세계 최대 골프 무대로 알려졌지만, 세계 톱랭커들이 선호하는 PGA 투어에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PGA 투어는 천문학적인 상금을 걸고 톱랭커들을 불러 모으지만 성공한 한국 선수들로는 최경주(46·SK텔레콤) 정도만 손꼽힐 정도일 뿐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한국프로골프투어가 침체를 거듭하면서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선수들이 많지만, PGA 투어에 진출하더라도 출전권 유지에 급급해 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최근 이수민(23·CJ오쇼핑)에 이어 9일 왕정훈(21)도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승전보를 전해 오면서 유럽투어는 한국 남자 골퍼들이 세계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투어는 세계랭킹 포인트에서 PGA 투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나 아시아투어에서 높은 배점을 받는다.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가 올 시즌 일본투어 더 크라운스에서 우승했을 때 받은 포인트가 16점이었던 것에 비해 유럽투어에서 우승한 이수민과 왕정훈은 24점을 받았다.
이수민은 유럽투어 선전 인터내셔녈 우승으로 정식 멤버가 되자 앞으로 7∼8주 동안 유럽투어에 전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세계랭킹을 높여 오는 8월 리우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한국 남자 선수들에게 유럽투어는 매력적인 무대가 된 것이다.
또한, 유럽투어가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지역에서 자주 대회를 여는 것도 한국 선수들에게는 장점이다.
2010년부터 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유럽투어는 올해에만 7개 대회를 중국, 인도 태국 등에서 개최한다.
물론 유럽투어의 대다수는 유럽 본토나 아프리카에서 열린다. 특히 유럽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는 한여름에도 두꺼운 옷을 입어야 하는 쌀쌀한 날씨나 강한 바람으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 경기하는 것이 실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수민이나 왕정훈보다 먼저 유럽 무대를 경험한 노승열(25·나이키골프)은 “유럽 대회 코스는 바람이 강하게 부는 데다 땅이 딱딱해 고전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코스에서 경기하다 보면 바람을 다스리는 능력과 쇼트 게임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럽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안병훈(25·CJ그룹)에다 왕정훈, 이수민이 새롭게 가세하면서 유럽투어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팬들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