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공항 테러 피한 핀수영대표팀…“표적 안되려고 유니폼 벗었다”

이스탄불 공항 테러 피한 핀수영대표팀…“표적 안되려고 유니폼 벗었다”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6-29 23:16
수정 2016-06-2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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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테러 현장 대피한 핀수영 대표팀 선수단
이스탄불 테러 현장 대피한 핀수영 대표팀 선수단 그리스 볼로나에서 열린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하려던 핀수영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29일(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공항 착륙 직전 발생한 테러로 인근 호텔로 대피했다.
선수단 17명은 모두 무사하다. 사진은 인근 호텔로 대피해 체크인을 기다리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 2016.6.29 [대표팀 유경헌 제공=연합뉴스]
한국 핀수영 국가대표팀이 간발의 차이로 이스탄불 공항 자살폭탄 테러를 피했다.

고윤혁 대표팀 코치는 29일(이상 한국시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테러 발생 직후 해당 공항에 착륙했다”라며 “비행기와 공항에서 약 8시간 대기하다 인근 호텔로 대피했다”라고 밝혔다.

고 코치는 “현재 선수단 모두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다친 사람은 없다. 정확한 귀국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핀수영 국가대표 선수단 17명(임원 3명, 선수 14명)은 28일 그리스 볼로스에서 열린 제19회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그리스 테살로니키 공항을 떠나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탄 뒤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고 코치는 “밤 11시쯤 이스탄불 공항 활주로에 착륙한 뒤, 승무원들이 공항에서 테러가 발생했다며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휴대폰을 켜자 외교부에서 긴급 메시지가 와 사태를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선수단은 탑승객들과 함께 약 5시간을 비행기에서 대기했다.

고 코치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불안해했다”라며 “비행기에서 내리자 승객들의 짐이 비행기 옆에 쌓여 있었다. 각자 짐을 찾아 버스를 타고 입국 게이트로 나왔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자칫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게이트 앞에서 이병두 단장의 지시에 따라 입고 있던 유니폼 겉옷을 벗었다.

고 코치는 “공항에서 한국 사람 4명을 만났고, 그들과 함께 움직였다. 우리 말고도 한국 사람들이 현장에 있었다”라고 말했다.

선수단은 공항에서 약 3시간을 기다리다가 현지 영사관 직원의 도움으로 인근 호텔로 이동했다.

고 코치는 “현장의 모습은 참혹했다. 수많은 총알이 유리와 벽에 박혀있었고, 피해자의 혈흔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슬람교도로 보이는 수 명의 사람들은 바닥에 엎드려 절을 했다.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많았다. 기도하는 이들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29일 현재 선수단은 이스탄불 벨레상스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고 코치는 “이곳엔 우리 말고도 꽤 많은 한국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라며 “귀국 일정에 대해선 듣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아타튀르크 공항 국제선 터미널 입구에선 세 차례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났고, 최소 36명이 숨지고 88명이 다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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